담뱃갑 경고그림…금연단체 "환영, 효과 있을 것" vs 흡연파 "혐오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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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0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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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보건복지부 제공]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정부가 31일 담뱃갑 경고그림 시안을 공개하면서 금연단체와 흡연파 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이날 공개된 10종의 경고그림 시안에는 폐암, 후두암, 구강암 등 질병 부위를 적나라하게 담은 모습 등이 포함됐다. 경고그림은 오는 6월23일까지 확정돼 12월23일부터 담뱃갑에 의무적으로 부착된다.

우선 담배 제조·판매업계는 담뱃갑 경고그림 시안이 예상보다 더 혐오스럽다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업계는 비흡연자에게까지 지나친 혐오감을 조성함으로써 발생할 부작용에 대해 우려했다.

담배 판매 소매인 모임인 한국담배판매인회 중앙회 관계자는 "흡연율을 낮추자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흡연자 아닌 제3자에게까지 시각적·정신적 고통을 지나치게 강요하는 것은 아닌가"라며 "폐암 수술 장면이 담긴 시안은 수술 자체의 흉측함이 강조됐고 흡연과의 관련성은 잘 느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담뱃갑 경고그림 의무화법안(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은 '경고그림은 사실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지나치게 혐오감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이같은 법률 취지가 성실히 이행됐는지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익 아이러브스모킹 대표는 "흡연자들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를 해보니 경고 그림이 들어가도 담배를 계속 피우겠다는 사람이 90% 이상이었다"며 "가격 인상에 비해 금연 효과도 떨어지는 경고 그림을 왜 붙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제조업체 모임인 한국담배협회는 업체들의 의견을 모아 별도 입장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면 흡연 경고그림 도입을 환영하는 측도 있다. 

서홍관 한국금연운동협의 회장은 "경고그림은 흡연자에게는 금연을 생각하도록 돕고 청소년들에게는 흡연자가 되는 것을 막는 예방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종류를 20종 정도로 늘려 더 적나라한 사진까지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홍관 회장은 "담뱃갑에서 경고그림·문구가 차지하는 면적을 50%에서 80% 이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성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부연구위원 역시 "포장, 진열과 관련된 다른 규제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며 "편의점에서의 담배 진열을 금지하는 등 다른 금연 정책을 더 추가해야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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