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져도 너무 떨어진 원자재 가격… 산업계 “일정수준 올라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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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1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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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산업부 = 국제 원자재 가격이 소폭의 상승세를 나타내자, 국내 산업계는 이런 시장 흐름이 얼마나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자재 가격상승이 지속될 경우, 수출부진 등 꽉막힌 산업계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간 원자재 가격의 일시적 하락은 산업계에 비용절감이라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의 원자재 가격 급락은 원자재 수출이 주력인 신흥국의 소비심리를 제한한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국내경기에 훈풍을 불어넣을지 관심이 높은 것도 이런 이유다.

국내 산업계에서는 원자재 가격 하락폭이 유래없이 컸던 만큼, 일정 수준 이어가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원유가의 적절한 상승은, 오히려 국내 산업에 긍정적”이라며 “원자재는 적정 가격이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견해는 산업분야별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우리는 원유 자체를 쓰기보다 원유를 통해 만드는 부품을 수급한다”며 “원유가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화학업체들은 좋을 것으로 보지만, 전자업계의 경우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원유가격이 하락할 경우 산유국인 중동 및 신흥국의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이는 판매량 감소로 이어진다”며 “신흥국의 소비층이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원유가 하락으로 채산성이 떨어지면 전자제품 판매에 악영향을 끼쳐 적정수준의 원자재 가격상승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과 가격인하 압박으로 위축됐던 철강업계도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제품가격 인상요인이 발생해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철강업체는 실수요처인 자동차와 조선, 건설업체와 가격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었다”며 “하지만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면,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되는 만큼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원자재가 상승이 일시적인 반등인지 장기적인 추세인지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실물 경기가 어느 정도 뒷받침되는지 면밀한 조사가 필요히다”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국제유가 상승이 재고 이익 상승으로 이어져 긍정적인데다 정제마진율이 최근들어 견조한 수준을 이어가면서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상승한다 해도 무조건 수익이 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제마진이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최근 정제마진이 견조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어 다행히도 시장 흐름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해양플랜트 발주 감소로 일감을 잃어버린 조선업계는 유가가 상승해주길 바라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원유 감산을 하지 않겠다는 이란의 움직임이 변수”라며 “원유 100달러 시대는 이제 기대하기 힘들지만 최소한 60~70달러 선에서 가격이 안정돼야 해양플랜트 등 신규 발주 수요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후판 등 원자재 쪽은 아직 가격 협상 중”이라며 “철강업계도 서로 어려운 상황에서 비중이 크지 않는 후판 가격으로 무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류가격 하락으로 큰 수혜를 받았던 항공업계도 마찬가지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경우 연간 유류 소모량이 약 3200만 배럴로 만일 유가 1달러(배럴당) 변동시 약 3200만 달러 손익 변동 발생이 발생한다.

특히 지난해 대한항공은 메르스와 유럽 테러 등 수요 악재 요인에도 불구하고 저유가에 따른 유류비 절감 효과를 누렸는데 지난해 대한항공이 유류비로 지출한 비용은 약 3조원으로 2014년 4조188억원 대비 약 1조원을 절감한 바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저유가는 고객에게 보다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할 수 있고 항공사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경영환경에도 우호적인 조건으로 작용한다”면서 “하지만 경기 회복에 따른 항공수요 확대가 더욱 이득인 만큼 일정수준의 원자재 가격 상승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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