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상승세도 반갑지 않아…공화당 지도부는 온건보수파 루비오 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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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0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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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와에서 3위를 기록한 마르코 루비오 의원 [사진=마르코 루비오 트위터 ]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아이오와 코커스가 막을 내린 밤, 마르코 루비오의 연설은 마치 승자 같았다.”

이번 선거에서 3위를 기록한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46)이 공화당 지도부와 온건 보수 유권자의 호감을 얻는 만큼 기세를 밀고 나가 대권 주자에 더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가디언 등 외신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루비오 의원은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2위를 기록한 도널드 트럼프(24.3%) 후보의 득표율과 단 1.1%포인트 격차에 불과한 23.1%의 득표율을 얻었다. 결과가 발표된 뒤 선거 베팅 시장에서 루비오 의원의 몸값은 1위를 한 테드 크루즈 텍사스주 상원의원(47)보다 더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코커스에서 공화당 주류가 가장 반기는 것은 크루즈 의원의 1위가 아니라 루비오의 부상이라는 분석도 일부 언론들은 내놓고 있다. "공화당 기득권층은 크루즈가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을 재앙으로 생각한다"며 "크루즈가 대통령이 된다면 극단적인 보수주의 때문에 연방정부가 결딴나고 워싱턴에서 공화·민주당의 초당적 합의도 힘들어질 것이다"라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분석했다. 테드 크루즈는 강경보수파인 티파티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다. 

법대 출신에 40대 중반인 크루즈와 루비오 두 후보는 공통점이 꽤 있다. 둘 다 쿠바계 미국인이며 비슷한 시기에 정치계에 입문했다. 루비오는 2010년, 크루즈는 2012년이다. 선거 유세에서 이민자인 부모들이 겪었던 힘든 시절의 이야기를 종종 하면서 금수저인 트럼프와의 차별화에 나선 점도 비슷하다. 

그러나 강경파인 테드 크루즈와 달리 마르코 루비오는 “공화당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조정자”로 스스로를 자부한다. 온건 보수주의자의 지지를 받는 만큼 항상 지도부가 생각하는 당 정체성을 지키는 입장을 취해왔다. 단, 기존에 공화당이 강력하게 밀고 나가는 안보 문제와 낙태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강경 태도를 고수한다. 

아울러 뛰어난 토론회 실력을 자랑해 민주당의 유력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에 대적할 수 있는 토론 파트너로 평가받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공화당 지도부의 지지를 얻고 있다는 것이 루비오의 의원의 가장 큰 강점이다. 크루즈 의원은 공화당 내에서 오만하고 고집이 강해 '어울리기 힘든 사람'으로 통한다. 지난 7월에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미치 맥코넬 상원의원에게 "거짓말쟁이"라며 몰아 붙여 공화당 상원 중진 의원들의 비판을 산 바 있다.

수많은 공화당 대선 후보 캠프에서 일한 전력이 있는 정치 로비스트인 찰스 블랙 주니어는 크루즈 의원이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면 “공화당 지도자들이 그를 앉히고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도우려 할 것이나 아마도 크루즈 의원은 윗선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공화당 지도부가 루비오 의원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난립해 있는 군소 후보들이 경선을 포기하도록 종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막말꾼 트럼프의 우승은 싫지만, 크루즈 의원의 당선도 공화당 지도부로서는 탐탁치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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