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당선, 양안관계 격랑 예고, 첫날부터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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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1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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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대만독립을 추구하는 민진당 정권이 다시 등장함에 따라 양안(중국과 대만)관계에 격랑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총통선거 승리를 확정지은 차이잉원(蔡英文) 민진당 주석은 중국에게는 부담스러운 정치인이다. 대표적인 대만독립론자인 차이 당선인은 그동안 양안관계의 기초였던 92컨센서스(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를 인정하지 않는다. 

차이 당선자는 대만 정체성을 강조하는 '중화민국' 헌정체제의 수호와 함께 양안의 현상유지,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을 양안정책의 요체로 삼고 있다. 차이 당선인이 내세우는 양안관계는 중국이 내세우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정면으로 충돌된다. 최악의 경우 대만해협에 긴장상황이 조성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급진적 독자노선은 무리…미·일과 관계 개선 나설 듯 

다만 차이 당선인은 현실적으로 급진적인 대만독립 노선을 추구해 양안관계의 긴장을 유발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미 대만경제의 중국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마잉주(馬英九) 정부 시절에 닦아놓은 친중정책 성과를 전량 폐기할 수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중국은 G2국가로서 국제적인 영향력이 높아진 상태다. 국제외교의 영역에서 중국으로 인한 보이지 않는 압박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 경제분야와 외교분야에서 중국과의 협력이 없으면 힘들어지는 상황인 셈.

대신 대만 차기정부는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마저도 중국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크다. 이미 차이 당선자는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조속가입을 핵심 공약으로 내건 상태다. 탕카이타이(唐開太) 대만 아태평화연구기금회 부총장은 "차기 정부의 양안정책이 지난 2000년 천수이볜(陳水扁) 시대로 회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양안 민간의 교류왕래가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를 되돌리기에는 정치·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당선 첫날부터 양측 신경전 

중국과 대만은 차이잉원 후보가 당선을 확정지은 16일 밤 각각 기자회견과 성명발표를 통해 본질적인 입장차이를 드러내며 신경전을 벌였다. 차이 당선인은 16일 밤 민진당사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승리를 선언하며 "양안관계에 있어서 과거 정책의 착오를 원상회복시키겠다"며 국민당 정권의 친중 정책 노선을 수정할 계획임을 명확히 했다. 이어 "우리의 민주제도, 국가정체성, 국제공간은 반드시 충분한 존중을 받아야 한다"며 "그 어떤 억압도 모두 양안관계의 안정을 파괴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을 겨냥한 강경한 발언을 내놓았다.

대만정책을 담당하는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은 16일 밤 대만 선거결과에 대한 성명을 통해 "대만에 대한 국정방침이 대만 선거결과에 따라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성명은 "지난 8년간 양안은 '92공식'과 '대만독립'에 반대하는 정치적 토대위에서 서로 손을 잡고 평화로운 발전의 길을 걸었다"며 "어떤 형태로든 '대만독립'을 위한 분열활동에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의 의지는 반석과 같고 태도는 변함없이 한결같다"고 강조했다. 

양안관계를 둔 기본입장이 이처럼 갈리지만, 양측은 안정적인 정세 관리를 위해 초기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이 당선자가 취임하는 오는 5월까지 4개월여간 양안은 탐색전을 펼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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