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발 묶인 미국, 중국은 아시아서 압박…동맹국들 "美 믿어도 되나"

중국 베이징 톈탄을 방문해 손을 맞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중국 베이징 톈탄을 방문해 손을 맞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이란전쟁에 군사·외교 역량을 집중하는 사이 중국은 아시아에서 군사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동맹국 사이에서는 유사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고 동맹국을 지킬 여력이 있느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이란전쟁으로 미국 군사력이 소모되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아시아 국가 사이에서 미국 방위 의지를 의심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남중국해에서 잇따른 중국·필리핀 충돌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20일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서 중국 해경 대원이 필리핀 해군 병사를 나무 곤봉으로 때려 다치게 했다. 사흘 뒤 스카버러 암초에서는 중국 해경이 필리핀 선박에 물대포를 발사했다.
 
중국 군사력 과시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군은 지난달 6일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태평양으로 시험 발사했다.
 
반면 미국은 이란전쟁 장기화로 핵심 무기 재고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란 미사일·드론 공격을 막는 과정에서 패트리엇 등 방공 요격미사일을 대거 사용했고 장거리 정밀타격 무기 재고도 빠르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 아시아 정책도 동맹국 불안을 키우고 있다. 미국은 일본 나고야와 인도네시아 메단 등 일부 영사관 폐쇄를 추진하는 한편 동맹국에는 국방비 확대와 더 큰 안보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관계 개선에 나선 점도 불안 요인이다. 그는 지난 5월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미국과 중국을 'G2'로 표현하는 등 중국을 미국과 맞먹는 강대국으로 평가했다.
 
NYT는 “이런 변화로 일부 아시아 국가가 미국에만 안보를 의존하기보다 중국과도 우호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역내 상당수 국가 최대 교역국인 반면 미국은 이를 대신할 뚜렷한 경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동아시아 정책을 담당했던 미라 랩-후퍼 브루킹스연구소 객원연구원은 “동남아 국가들이 미·중 충돌에 휘말리길 원하지 않지만, 중국을 견제할 미국 역할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대안으로서 신뢰를 잃고 있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아시아 파트너 국가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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