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철도산업 위기, 정부 지원 절실” 현대로템 창원공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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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2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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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오후 경남 창원시 대원동 현대로템 창원공장을 방문했다. 사진은 현대로템 의장공장 내부.[사진=윤정훈 기자]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현대로템이 동력분산식 열차를 1~2량 만들때 중국은 1만4000량을 만들어 영업하고 있다”

정하준 현대로템 국내영업팀 부장은 걱정스런 목소리로 현대로템이 처한 상황을 설명했다. 올해 현대로템의 철도부문 해외수주액은 약 800억원이 전부다.

일반 철도차량 부문은 중국 경쟁사의 저가 입찰로 수주물량 확보가 쉽지 않다. 고속철 부문도 일본과 중국 업체의 기술력과 경험에 밀려 입찰에 명함도 못내밀고 있다.

26일 오후 경남 창원시 대원동에 있는 국내 유일의 철도차량 제작회사인 현대로템의 창원공장을 방문했다. 총 면적 65만9167㎡(약 20만평)의 창원공장은 철도차량 공장과 전차 및 무기를 만드는 중기공장으로 구성됐다. 철도부문에서 일하는 생산직 직원은 약 1100여명이다.

공장에는 현대로템이 수주한 신분당선 9호선 열차, 브라질 CPTM 교외선 전동차 240량, 원광선 차량 등 수많은 열차 차량이 만들어진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대부분 열차는 기존 수주 물량이다.

올해는 수주물량이 적어 그동안 쌓아둔 ‘수주 곳간’을 빼먹고 있다. 철도산업은 한번 계약하면 보통 3년 후에 납품이 된다. 부진한 해외수주 실적이 이어지면 내년과 내후년 공장 가동률은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

현대로템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부가가치가 높은 해외 고속철 수주를 해야하는데, 국내 수주 실적이 전무해 입찰 참가자격 얻기도 힘든 것이 현실이다.

현대로템이 고속철을 만들지 못하는 건 아니다. 지난 2007년부터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을 총괄기관으로 현대로템은 8년간 국산 기술로 만든 동력분산식 고속철 ‘해무’를 개발했다. 10월 기준 12만㎞ 시운전까지 마쳤다.

글로벌 열차개발 회사들은 2000년 이후 수송용량이 크고 속도가 빠른 동력분산식 고속철을 개발해 영업하고 있다.
 

26일 오후 경남 창원시 대원동 현대로템 창원공장을 방문했다. 사진은 내년 하반기에 운행할 수서발 부산·목포 행 SR 고속철 2호 편성 10량.[사진=윤정훈 기자]


정하준 부장은 “올 12월에 국내 부산 부전역과 순천을 잇는 경전선에 고속철을 입찰할 예정이다. 이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 터키 고속철과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철 등 해외수주전에서 입찰을 따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이 부전역에서 마산, 마산에서 순천으로 이어지는 약 250㎞ 구간에 고속철 입찰을 따내면 2019년 말에 개통될 예정이다. 이 구간에서 해무는 최고속도인 시속 400㎞가 아닌 250㎞/h로 달릴 예정이다.

이날 철도 차량의 뼈대를 만드는 차체공장과 케이블과 배관 및 내장재 등을 장착하는 의장공장을 견학했다. 이어 SR 고속철 내외부를 둘러봤다.

현재 창원공장에 있는 수서발 SR 고속철 10량은 2호 편성이고, 1호 편성 10량은 경부선 등 실제 노선에서 시운전되고 있다. KTX 산천과 호남고속철에 이어 탄생한 세번째 고속철 SR은 항공기식 밀폐형 선반(특실)을 적용해 안정성을 높였다.

공장 견학후에는 ‘국내 철도산업의 현황과 위기’에 대해 기자간담회가 이어졌다. 현대로템은 ‘1국가 1철도회사 체제’를 통해 국내 철도사업을 보호해달라고 호소했다.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 국가는 철도산업에 현지화 기준을 강화하는 방법의 진입장벽을 강화하고 있다. 

장현교 현대로템 창원공장장 전무는 “철도사업은 수익성 독점사업이 아니라 국가 기간사업으로 정부의 많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면서 “안정적인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해외영업을 잘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26일 오후 경남 창원시 대원동 현대로템 창원공장을 방문했다. 사진은 현대로템 의장공장 내부.[사진=현대로템]

26일 오후 경남 창원시 대원동 현대로템 창원공장을 방문했다. 사진은 현대로템 창원공장 내 사무실 1층.[사진=윤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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