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스토리](17) '안경계의 유니클로'―인미안경(INM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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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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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스트셀러 작가 출신 리밍 CEO 2010년 창업

  • 인터넷서 안경 판매…여기에 '한끗' 다름 선보여

  • 매주 최신 스타일 안경테 출시…가격도 1/3 저렴

인미안경이 지나온 길[그래픽=임이슬 기자]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안경도 패션인 시대다. 마음에 드는 옷을 골라 입듯, 안경도 스타일에 맞게 골라 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안경점은 구닥다리 안경점 그대로다. 십 년전 촌스러운 안경테들이 그대로 진열장에 놓여있다. 안경 하나 맞추려면 십 만원은 훌쩍 넘는다. '자라' 같은 패스트 패션 브랜드처럼 최신 유행에 맞춰 바로 만든 안경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는 없을까?

이러한 분위기에서 탄생한 ‘인미(音米·INMIX)안경’은 중국 안경시장에 새로운 혁신을 불어넣고 있다. 2010년 인터넷에서 시작한 인미안경은 매년 매출액이 갑절씩 증가, 올해 연간 매출액 5000만 위안(약 88억6000만원) 돌파를 넘보고 있다. 지난 해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알려진 11월 11일 솔로데이 하루 매출은 오프라인 안경점 5000개 하루 매출을 모두 합친 것에 상당했을 정도로 돈을 끌어 모았다.

안경으로 대박을 터뜨린 주인공은 80년대생 리밍(李明), 왕성(王笙) 부부다. 부부의 이력도 특이하다. 남편 리밍은 18세 때부터 중국 유명 문학잡지 맹아(萌芽)에서 소설을 발표해 이름을 날렸던 베스트셀러 작가다. 아내 왕성은 안경점 딸로 보석감정 전문가다.

이들은 인터넷을 ‘무기’로 낙후된 안경산업에 혁명을 추진하고자 온라인으로 안경을 팔기 시작했다. 리밍의 말에 의하면 “인터넷이라는 바늘로 안경업계 오래된 고름을 터뜨린 것”이다.

고객들은 인미안경 웹사이트에 접속해 원하는 안경테와 렌즈를 고른 후 온라인에서 간단하게 자신의 좌우 시력, 눈 사이 간격을 기입한다. 난시가 있으면 난시도수와 난시축도 기입한다. 결제 후 며칠 내 제품을 배송 받을 수 있다.

여기에만 그친다면 단순한 온라인 안경점에 불과할 것이다. 인미안경은 여기에 ‘한 끗' 다름을 선보였다. 

인미안경은 '안경계의 유니클로'다. 공장에서 상품을 직접 제조해 유통까지 도맡는다. 중간 유통과정에서 폭리를 취하는 업자가 없으니 가격은 일반 안경점에서 파는 안경의 3분의 1로 매우 저렴하다.

인미안경은 '안경계의 자라'다. 생산에서 유통까지 과정을 최대한 단축해 최신 유행 스타일에 맞춰 새로운 안경테를 1주일마다 선보인다. 인미안경 웹사이트에는 매주 수십 개의 최신 안경테가 올라온다.

인미안경은 '안경계의 샤오미'다. 비용을 줄이면서 기술·품질적인 면까지 잡았다. 전자파 청색광 보호렌즈, 물에도 뜰만큼 가벼운 초경량 안경테, 코자국 방지 안경 등도 선보인다. 앞으로는 연구개발(R&D)과 디자인에 더 많은 투자도 할 계획이다.

게다가 13억 중국 인구의 절반이 안경을 착용할 정도로 시장 수요는 거대하다. 업계는 중국 안경시장 규모가 연간 800억~1000억 위안(약 17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각에선 소비자들이 직접 시력을 검사하고 눈 사이 거리를 재는 게 번거롭지 않냐는 의견도 있다. 그래서 인미안경은 연내 오프라인 매장도 열 계획이다. 3년 내 오프라인 매장 200개를 오픈해 진정한 온라인투오프라인(O2O)를 실현하는 게 리밍 CEO의 목표다. 업계도 인미안경의 O2O 도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인미안경의 장밋빛 전망에 투자금도 몰리고 있다. 지난 해 IDG등 벤처캐피털 업체는 인미안경에 모두 700만 달러(약 79억원)를 투자했다.

사람들은 인미안경을 '중국판 와비파커'라 부르기도 한다. 2010년 창업한 미국 안경회사인 와비파커 역시 온라인 안경 판매로 수백년간 변화가 없던 안경 판매 시장을 바꿔 놓았다. 와비파커는 애플, 구글을 제치고 미국 월간지 '패스트컴퍼니'가 꼽은 올해 가장 혁신적인 기업 1위에 꼽혔다. 기업 가치는 현재 12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리밍 CEO는 ‘중국판 와비파커’라는 타이틀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인미안경과 와비파커는 항우와 유방과도 같다”고 말한다. 글로벌 시장을 넘보는 인미안경에게 와비파커는 앞으로 천하를 다투며 경쟁해야 할 라이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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