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조선업계 흔드는 해양플랜트 사업...침체기 장기화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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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3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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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샤먼(廈門)의 한 조선소에서 대형 선박을 건조하고 있는 모습. [샤먼 = 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전세계 조선업계에 불어닥친 해양플랜트 시장의 불황이 향후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는 비관적 관측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에 한국시장은 해양플랜트 기술력 개발, 국산화율 확대, 기업 간 협업 등을 통해 해양플랜트 시장의 장기 불황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노르웨이 투자은행 파레토 시큐리티즈의 데이비드 팔머 수석연구원은 최근 "현재 전세계 해양플랜트 시장은 지난 1980년대 이후 가장 긴 침체기를 지나고 있고, 일부 국가는 이같은 국면이 수년간 이어지고 있다"면서 "해양플랜트 사업의 침체기는 매우 장기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팔머 수석연구원은 "특히, 지난 몇 년간 해양플랜트 산업과 함께 동반 성장한 해양플랜트 지원선(OSV) 시장이 심각한 공급과잉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OSV 시장은 올해와 내년까지 2년간 최악의 국면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현재 OSV 선주들이 선박 단가와 이용률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OSV 단가 삭감, 현금 보유량 확대, 선박 이용률 유지" 등은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남겨진 최대 과제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단지 OSV 단가를 삭감하는 방식 등으로 일일 용선료 폭락에 따른 손실분까지 메우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의 경우 지난 18개월간 평균 일일 용선료는 평균 20~40% 정도 급락했고, 베이하이(北海) 등 일부 지역은 50~60%가까이 폭락했다. 

지난 10년간 해양플랜트 시장은 고유가 시대 도래와 함께 상향 성장곡선을 그려왔고, 이는 해양작업지원선(PSV), 해양예인지원선(AHTS) 등 관련 선박에 대한 투자 확대로 이어졌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유가 하락 등으로 전세계 해양플랜트 사업은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다. 

파레토 시큐리티즈에 따르면 9월 현재 전 세계에서 380척의 AHTS가, PSV는 같은 기간 435척이 남아도는 상태다. 내년까지 전세계 AHTS 이용률은 65%, PSV 이용률은 68%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

전 세계 최대 조선 시장인 한국 해양플랜트 시장은 올해 상반기에만 8조원의 적자를 내며, 조선업계의 '적자 무덤'으로 떠올랐다. 이와 함께 선주사들의 해양플랜트 선박 인도 연기 요청도 잇따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중공업은 시추선 1척의 인도 시기를 올해 12월에서 2017년 6월로 연기하는 등 올 들어 시추선 6척의 인도시점을 미뤘다. 현대삼호중공업도 2012년 시드릴로부터 약 6700억원에 수준한 심해용 반잠수식 시추선에 대한 계약 취소를 통보받았고, 대우조선해양 또한 지난 8월 19일 7034억원 규모의 시추선에 대한 건조 계약을 해지했다.

한국을 위협하며 빠르게 성장 중인 중국 조선업계의 상황 또한 마찬가지로, 해양플랜트 산업 불황 속에 중국 조선업 전반이 침체 국면을 맞고 있다. 중국선박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중국의 신규선박 수주량은 전년동기대비 68.3%나 급락했다. 선박 신규 수주량이 줄고, 과잉공급 문제가 더욱 심화되면서 관련 기업들은 폐업이나 파산의 위기에까지 내몰리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포기할 수 없는 사업인 만큼, 한국 기업들은 향후 지속적으로 이 시장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면서 세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한국 업계가 세계 조선 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해양플랜트 국산화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과 함께 한국 조선업 '빅3'가 시장경제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공동협업을 통해 일부 분야에서 공동화와 표준화를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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