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상진 국립해양생물자원관장 "해양생물자원 선진 시스템 구축…2030년 글로벌 리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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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0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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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양생물 주권 확보와 관련 산업 확대 중심 되겠다”

  • 국가적 차원의 해양 전문 기관으로 거듭날 것

  • 접근성 확보와 방문자·직원 숙소 건립 시급

김상진 국립해양생물자원관장이 향후 자원관 발전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배군득 기자]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지난해 10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생물자원 경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국가적 약속인 ‘나고야의정서’를 발효시켰다.

30개 조문과 2개 부속서로 이뤄진 나고야의정서는 생물 유전자원을 이용하는 국가는 그 자원을 제공하는 국가에 사전 통보와 승인을 받아야 하며 유전자원 이용으로 발생한 금전적, 비금전적 이익은 상호 합의된 계약조건에 따라 공유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생물자원의 국가자산화 및 경제적 가치 증대로 국가 간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는 해양생물 자원은 국가적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도 국가 기반의 해양생물 자원을 연구·개발하는 기관이 탄생됐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국가소유 해양생물자원의 국제적 권리인정과 해양생물자원 관련 시장규모 확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전문기관이다.

초대 관장으로 선임된 김상진 박사는 “해양생물자원관은 해양생물자원의 효율적 수집과 보존을 기본 전제로 수장, 관리, 조사, 연구, 전시, 교육, 해양생명자원 책임기관으로서 기능을 수행한다”며 “해양생물자원을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30년 장기 비전 제시…“해양생물 주도권 확보 관건”

“앞으로 해양산업을 육성하지 못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하기 어렵다. 이를 위해서는 해양생물자원 주도권을 확보하고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김상진 관장은 향후 글로벌 경제 지도가 해양으로 급격하게 이동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주요 선진국의 해양산업 투자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생물자원 확보는 상당히 중요하다. 해양생물자원관 설립 명분인 셈이다.

김 관장은 지난 38년간 해양생물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로 인정을 받아왔다. 그가 지금까지 추진한 생물자원 프로젝트는 수백건에 달한다. 이런 해양전문가가 국가에서 만든 해양생물자원관 초대 관장이 됐다.

당연히 학계와 산업계 등 해양관련 종사자들의 시선은 그의 행보에 쏠렸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틀이 어떻게 마련되느냐에 따라 향후 해양산업의 지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관장은 단기적 성과보다 더 먼 미래를 구상했다. 앞으로 15년 후 우리나라 해양산업이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포괄적 비전을 내놓은 것이다.

그가 구상한 해양생물 비전은 ‘해양생물자원 연구·보전·활용을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로 정했다. 여기에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해양생물자원의 가치창조를 수행과제로 꼽았다.

해양생물자원관의 2030 전략 목표는 ▲해양생물자원 국가자산화 2만종 350만점 발굴 ▲해양생물자원 가치창출 유전자원 10만건 발굴 ▲해양생물자원 대국민서비스 자원정보 400만건 구축 ▲지속성장 발전 위한 선진 경영 시스템 구축 등이다.

그는 “단기적 성과도 중요하지만 해양생물자원 확보는 신중하고 치밀하게 접근해야 한다. 산업 측면에서는 바이오산업 인프라 구축에 중점을 뒀다”며 “유용 단백질 분석을 통한 대량 배양 기술 개발 등이 대표적 성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볼거리와 교육프로그램…자원활용 중요성 강조

김 관장은 해양생물자원관이 미래 해양인재 양성에 필요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자원 활용이 왜 중요한지 자라는 세대에게 그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해양생물자원관은 수족관이나 체험거리가 적다. 하지만 교육적 측면에서는 어떤 기관보다 우수하다. 해양생물자원을 알기 쉽게 배치해 놓은 동선은 교육 자산으로 활용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김 관장은 “로봇물고기, 미디어윌 및 증강현실 등 자원관을 대표할 수 있는 상징 전시물로 관람객을 유치하겠다”며 “법인설립 취지에 맞게 전시관을 유료화 해 자체 수익 증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교육 대상자별 맞춤형 교육프로그램도 구성했다. 영유아를 위해 애니메이션, 해양생물 인형 등을 활용한 눈높이 교육을 시작으로 청소년 단체 교육으로 현미경 관찰, 해부 및 전시실 투어 등을 연간 60회 진행한다.

하반기에는 지역 주민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연간 10회 해양생물 강좌도 계획 중이다.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추진한 교육프로그램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9.1점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국립생태원과 차별화 관건…열악한 환경 개선 시급

해양생물자원관은 충남 서천군 장항읍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정부가 장항산업단지 조성을 포기하는 대신 대안사업으로 갯벌 약 400만평을 매립해 만들었다. 지난해 문을 연 국립생태원도 이 대안사업 중 하나다.

그러나 서천군에서는 국립생태원과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가치를 놓고 공방이 치열하다. 장항산업단지와 버금가는 지자체의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국립생태원은 개원 1년 만에 100만 관람객을 넘어서며 빠르게 명소로 안착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해양생물자원관도 생태원 못지않은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김 관장은 이 부분이 고민거리다. 해양생물자원관 태생이 연구·개발에 목적을 뒀다는 점에서 상업적 부분을 최소화 했다. 이로 인해 지자체에서는 해양생물자원관이 경제적 가치가 떨어진다는 부정적 시각이 높다.

이에 대해 김 관장은 “국립생태원과는 상호 보완관계에 있다. 우리는 생태계 중심보다 해양자원 확보에 목적이 있다. 성격이 다르다”며 “향후 연구 60%, 전시 40%로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살아있는 생물이 부족하다는 점은 고민하고 있다. 어떤 방향이 좋을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관장은 해양생물자원관이 서천군 명소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강하다. 송림해수욕장과 불과 10여m에 위치해 갯벌체험 등 연계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지역 기대가 크고 장항산단 대안으로 설립됐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역사회에 부응할 수 있는 지역협력사업과 현안 대응이 절실하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자원관은 석·박사 등 자격요건이 필요한 정규직원 106명과 위촉연구원 15명 선발시 서천 거주 또는 출신자를 우대했다. 현재 자원관 직원 70%가 서천에 정주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협력사업도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김 종자개발 및 관리 등 7개 협력사업에 대해 올해 5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2억8000만원을 들여 천연물라이브러리 구축 연구 사업도 서천군과 추진을 모색 중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자원관이 제 기능을 하기에는 보완할 과제도 산적하다. 우선 자원관의 접근성 확보와 방문자·직원 숙소 구축이 시급하다.

김 관장은 “우리 자원관은 장항읍에서 우회해야 접근할 수 있다. 관람객 유치와 수익 확대를 위해서는 도로 개설이 급선무”라며 “관람객이 숙박하며 해양생물자원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위해 방문자 숙소도 필요하다. 직원들의 복지 차원의 직원 숙소 확보도 내년 예산에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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