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체 잇따른 해양설비 인도지연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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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2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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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드릴십의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국내 조선업계가 잇따른 해양설비 인도 지연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상선시장 회복세가 둔화중인 상황에서 건조중인 설비의 인도가 늦어질 경우 매출액 미반영 및 고정비용 상승으로 인한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오세아니아선주로부터 수주받은 드릴십 2척에 대한 기간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 인해 해당 드릴십 2척의 인도 예정일은 2017년에서 2019년 1월 31일로 늦춰졌다.

선주측의 이같은 요청은 유가하락으로 인한 용선 미확보가 이유다. 글로벌 오일메이저들은 국제유가가 1베럴당 80달러가 넘어야 해양설비 투자를 진행한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60달러선에 머물러 있어 적자를 보는 구조인 만큼 선주측 입장에서 용선처를 찾기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 최대한 인도 시기를 늦추는 것이다.

삼성중공업의 드릴십 잔고는 현재 10여척으로 그 중 5척이 여전히 미용선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추가 인도 지연 요청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측은 “나머지 해양플랜트들의 경우 인도까지 시간이 남아있고, 오세아니아 선주측 요청 외엔 공식적으로 인도 지연 요청이 들어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도 건조중인 반잠수식 시추설비 3기(현대삼호조선 1기 포함)의 인도 지연으로 수익성 개선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 달 노르웨이의 송가 오프쇼어(Songa Offshore)로부터 수주받은 초대형 반잠수식 시추선 4척의 인도 시기도 한 달 가량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지연이 조선소에 주는 영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공사대금의 절반 이상을 인도시에 지급받는 헤비테일(Heavy-tail) 계약으로 현금 유입이 늦어진다는 점이다. 또 계약변경(Change Order)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규모의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부담 등이다. 여기에 인도 때까지 선박을 조선소 주변에 정박시켜놔야 하기 때문에 원활하고 안전한 조업에 방해를 받게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소 대부분이 계약금의 60%를 선박 인도시에 지급받는 헤비테일 계약을 체결한 만큼 인도 지연은 잔금이 늦게 들어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는 매출 반영이 늦어지는 것이고, 이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는 수익성에 영향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또 공정 지연이 있을 경우 선주측과 조선사가 추가비용부담을 논의하는 계약변경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조선소는 실적에 악영향을 맞게된다. 일례로 현대중공업은 지난 1분기 해양사업부의 계약변경 차질로 620억원의 손실을 입은 상태다. 이는 추후 계약이 완료 되면 상당부문 해소될 전망이나 선주측과의 협상이 미진할 경우 손실의 일부를 회사가 안고가야 하는 처지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의 경우 선주들의 까다로운 검사와 처음 건조하는데 따른 생산 차질들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해양설비의 경우 장기적 관점에서 조선업을 책임지는 사업인 만큼 일부 적자는 감내해야 한다. 또 이들 해양설비의 인도 지연은 유가가 정상화 될 경우 자연스럽게 해소 될 것으로 보여 지켜보고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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