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나무 수액 빨아먹는 '참나무겨우살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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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01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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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선충병이 이어 또다시…온난화 원인으로 추정

▲나무 줄기에 '참나무겨우살이'가 온통 들러붙어 참식나무가 잎과 가지가 말라 붉게 죽어가고 있다.

▲낙엽이 떨어진 왕벚나무 가로수 가지에 '참나무겨우살이'가 붙어있다.


아주경제 진순현 기자=나무줄기 속으로 뿌리가 침투, 수액을 빨아먹는 기생식물인 ‘참나무겨우살이’가 서귀포시 일대에 확산돼 이에 따른 대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이는 제주지역의 빠른 온난화가 원인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더욱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것으로 예측했다.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윤영균)은 우리나라 기생식물 분포특성 연구의 일부로 지난 3년간 제주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참나무겨우살이의 분포현황과 숙주특성에 대한 조사결과로 1일 이같이 발표했다.

참나무겨우살이는 30여년 전에는 서귀포시 일대의 해발 100m 이하의 저지대에만 드물게 분포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조사결과에서 해안가에서 해발 220m까지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나무 겨우살이 분포도


분포 범위도 해발고도만 상승한 게 아니라 서귀포시 효돈천을 중심으로 동서방향으로 9㎞정도로 넓게 확산 추세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식 밀도 또한 주요 분포지 1ha당 38.6 개체로 과거에 비해 훨씬 높아진 것으로 추정됐으며 계곡사면과 경작지 주변의 산림 내 수목뿐만 아니라 방풍수나 가로수에도 부착되어 자라고 있는 것이 밝혀졌다.

기생하는 나무의 종류를 보면 활엽수로서는 구실잣밤나무를 포함한 참나무과에 속하는 대부분의 종류, 거의 모든 벚나무 종류, 침엽수로서는 삼나무와 비자나무 등으로 모두 20종이었다. 높이가 8∼12m정도의 나무에 주로 부착하며, 한 그루의 나무에 보통 2∼4개체가 자라지만 10개체 이상이 기생하기도 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참나무겨우살이가 이처럼 빠르게 확산하는 것은 이 기생식물의 분포중심지가 일본의 남부, 중국의 남부 등 동아시아의 아열대지역인 점으로 볼 때 제주지역의 빠른 온난화가 원인일 것으로 추정했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현화자 박사는 “아열대성 기생식물인 참나무겨우살이가 온난화가 진행되면 더욱 빠른 속도로 확산할 것으로 예측된다” 며 “앞으로 경제성이 높은 나무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빨리 마련해야할 것” 이라고 밝혔다.
 

▲참나무겨우살이 전경


한편 참나무겨우살이는 꼬리겨우살이과에 속하는 상록성의 나무로서 크게 자라면 키 2m, 굵기 6㎝에 달해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기생식물 중에서는 가장 대형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혼슈 이남, 중국 남부 등 동아시아의 아열대에 분포하며 다른 겨우살이 종류와 달리 잎이 크고 둥근 타원형을 갖는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서귀포시의 바닷가 인근에 드물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주로 새에 의해 종자가 번식하며 종자에는 강한 점성의 물질이 있어 나무줄기에 부착하기 쉽다. 또한 생장과정에서 숙주가 되는 나무에서 양분을 흡수하여 자라기 때문에 숙주의 가지가 말라 죽거나 심하면 숙주를 죽음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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