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글로벌 기업에서 답을 찾자 ②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B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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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1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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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구글,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그래픽=임이슬 기자 ]


아주경제 배인선 김근정 기자 =“바이두(B), 4분기 연속 동기 대비 50% 이상의 매출 신장세”
“알리바바(A), 모바일 매출 전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 급증”
“텐센트(T),3분기 순익 전년 동기 대비 46.4% 급증"

중국 IT기업 ‘빅3’로 꼽히는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3분기 실적이 그야말로 눈이 부시다. 실적 향상으로 주가도 고공행진하며 기업 몸값은 나날이 치솟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모방을 넘어선 혁신 △전략적 사업투자 △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모방에서 혁신으로

중국의 구글(바이두), 중국의 아마존(알리바바). 중국판 카카오톡(텐센트 위챗). 중국 BAT를 설명할 때 따라붙는 수식어다. BAT가 글로벌 선진기업을 벤치마킹 모델로 삼아 성장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이제 단순한 모방을 넘어 스스로 진화하며 혁신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텐센트 마화텅(馬化騰) 회장은 아예 기업 성공 비결로 ‘창의적 모방’을 꼽는다. 모방이 꼭 나쁜 것은 아니며, 모방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했기 때문에 지금의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고 당당하게 말할 정도다.  이른 바 ‘중국식 혁신’이다.

철저한 ‘구글화’를 외치는 바이두도 마찬가지다. 바이두는 구글글래스를 모방한 바이두아이에 이어 무인자동차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하지만 구글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바이두아이는 구글글래스보다 착용하기 편리하고 배터리도 오래간다. 바이두 무인자동차는 구글의 100% 자동과 달리 운전자가 운전을 제어할 수 있도록 반자동으로 설계됐다.

지난해 바이두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투자비율은 12.8%로 구글과 비슷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는 인공지능기술 등 차세대기술 연구를 위한 심층학습연구소(IDL)도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구글을 뛰어넘기 위한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중국의 아마존’을 표방하는 알리바바도 ‘원조’를 뛰어넘는 파격적 혁신을 선보이고 있다.  쇼핑과 전혀 무관했던 11월 11일 '독신자의 날'을 하루 매출액 10조원을 달성하는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탈바꿈시킨 게 대표적이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중국판 창조경제’라  높이 평가한 이유다. 

이뿐만이 아니다. 알리바바가 이베이 페이팔을 모방해 만든 알리페이가 지난해 출시한 온라인 금융 MMF 상품  ‘위어바오’가 일으킨 투자 돌풍은 그간 가만히 앉아 예대 마진으로 돈놀이하던 중국 은행업계에 경종을 울렸다.  한때 알리바바의 롤모델이었던 기업들이 이제는 알리바바와의 사업협력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 무서운 영토확장

'중국식 혁신'을 하고 있는 중국 BAT의 특징은 기술이나 사업 방면에서 부족한 점을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채워나간다는 점이다.

텐센트는 중국에서 가장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텐센트가 본격적인 인수합병을 시작했던 2010년부터 약 20개월 동안 40건에 가까운 M&A를 추진했다. 상대적으로 단순한 사업구조를 보완하고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기존의 우위를 못 박기 위해 M&A 카드를 꺼낸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만  CJ게임스, 넥스트 플레이 등 11개 게임관련 기업을 인수했고 미국에서도 에픽게임스, 액티비전블리자드 등 5개 게임회사와 1개 전자상거래 기업 지분인수에 나섰다.

알리바바도  기업사냥에 엄청난 먹성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쇼핑·물류·금융·메신저·게임·모바일 지도 등에 이어 문화·영화 컨텐츠 영역까지 진출하며 최근엔 영화사도 하나 설립했다. 그야말로  ‘알리바바 제국’을 건설 중인 셈이다.  바이두 역시 꾸준한 M&A 추진으로 '포털 공룡'의 명성에만 머물지 않고 전자상거래, 컨텐츠 분야에  진출하며 사업 다각화와 변신을 시도 중이다.

BAT는 최고가 되기위해서라면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는다. 급부상하는 알리바바를 견제하기 위해 최근 바이두와 텐센트는 손잡고 알리바바에 맞서는 전자상거래 전문기업도 설립했다.   

◆ 공산당과 상부상조

혁신과 개혁을 외치는 중국 정부에게 BAT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개혁에 BAT 참여를 독려할 정도다. 은행업종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알리바바, 텐센트에 은행설립 허가를 내어주며 그간 은행업계 독점구도를 깨뜨려 금융산업의 혁신을 추진 중이다. 한국으로 따지면 네이버에 은행진출을 허용해 준 셈이다.

중국 당국은 BAT 기업인의 목소리에도 귀기울인다. 이들은 중국 정부 경제좌담회나 공산당 집단학습에 초청돼 시진핑(習近平) 주석, 리커창 총리 등 최고 지도부 앞에서 강연을 할 정도로 정부의 신임과 존중을 받는다. 지난해 공산당 최고지도부와 ‘스킨십’이 가장 활발했던 기업도 BAT였다. 앞서 7월초 시진핑 주석 방한 당시 열린 '한중 경제 협력포럼'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은 알리바바 마윈 회장과 바이두 리옌홍 회장을 동반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현대차·삼성전자· LG 등 대기업 총수를 앞세운 것과 대조를 이뤘다.

중국 당국은 최근엔 BAT 수장들을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 격) 대표나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으로 임명해 국가 정책입안 과정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등 중국 경제개혁에 BAT가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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