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형제의 난 "기업·오너 신뢰도 추락-경영 차질 우려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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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0-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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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기업정서 확산, 경영 실적까지 영향 미치나

조현준 효성 사장(왼쪽)과 조현문 전 부사장. [사진=효성]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형제의 난'이라 불리는 재벌가 형제·남매 간 법정 공방이 이어지면서 해당 기업과 오너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 재계는 이같은 가족간 법정 공방이 경영 실적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효성·금호·삼환' 家, 남보다 못한 형제들

26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은 형 조현준 사장 등 효성 계열사 임원 8명을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조 사장 등이 효성 계열사 3곳에서 수익과 무관한 거래에 투자하거나 터무니없이 높은 값에 주식을 매입해 최소 수백억원대 손해를 끼쳤다는 게 조 전 부사장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효성은 "조 전 부사장의 고발 내용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으며, 법정에서 왜곡된 주장임이 밝혀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사진=각 사]


금호가(家)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간 형제의 난도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금호그룹 창업주인 고(故) 박인천 회장이 1984년 타계한 뒤 20여년간 형제 경영이 유지됐으나, 2006년 대우건설과 2008년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삼남 박삼구 회장과 사남 박찬구 회장 간 고소·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박찬구 회장이 4000억원대 배임 혐의로 박삼구 회장을 고소했다. 그동안 갈등을 빚어 온 두 사람이 상대를 직접 지목해 검찰에 고소한 것은 처음이다. 

남매간 재산 분배 과정의 불화가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된 사건도 있다. 최용권 삼환기업 명예회장은 거액의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고발인은 최 명예회장과 유산 상속 문제로 갈등을 빚은 그의 여동생이었다.

남매는 아버지인 최종환 전 회장이 2012년 9월 별세한 뒤 재산을 나누는 과정에서 의견 차이로 충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 간 법정 공방, 대내외적 신뢰도 추락

형제·남매간 법정 다툼이 벌어진 기업의 신뢰도 추락은 경영 실적 악화로 이어져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과거 사례를 볼 때 재벌가 형제간 법정 다툼은 양쪽 모두에게 득이 될게 없다. 현재 진행중인 형제·남매간 고소·고발 역시 승자 없는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실제 기업에 대한 신뢰도 추락은 경영 실적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가족간 분쟁이 빚어진 기업의 경우 기업 및 오너에 대한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져 기업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고 우려했다.

해당 기업 임직원들의 애사심과 명예도 실추될 수밖에 없다. 소송이 진행 중인 한 대기업 임원은 "장기간 소송이 계속되면서 회사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여기저기서 들리다보니, 자연스레 직원들의 사기도 저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가족 간 폭로전이 기업의 내부 비리나 불법·부당행위 등을 들추는 내부고발 효과도 있다고 주장한다.

재계 다른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경우 사내 비리에 대한 내부 고발이 외국 선진국에 비해 크게 부족한 현실인데 가족 간 폭로전이 역설적으로 내부 고발의 한 형태가 될 수 있다"면서 "이 같은 내부 고발은 기업의 투명성을 제고시킬 뿐만 아니라 오너의 독선적 경영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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