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JYP 벗은 ‘2PM’, 미친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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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1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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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PM[사진 제공=JYP엔터테인먼트]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 화려한 아크로바틱으로 무대 위 인간탑을 쌓거나 좀비로 변신해 상의를 찢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던그룹 2PM(준케이, 닉쿤, 택연, 우영, 준호, 찬성). 데뷔곡 ‘10점 만점에 10점’으로 가요계를 들썩이게 해놓더니 ‘어게인 앤드 어게인(Again & Again)’ ‘허트비트(Heartbeat)’ ‘위드아웃 유(Without you)’로 승승장구하면서 K팝 대표 보이그룹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같은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 원더걸스의 미국 진출이 사실상 실패로 평가되면서 JYP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JYP의 하향 흐름 탓인지, 대중을 사로잡지 못한 음악 때문인지는 몰라도 지난해 발매했던 정규 3집 ‘그로운(GROWN)’은 비교적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세월호 침몰로 애도의 뜻을 표하고자 애초 정해진 4월 컴백을 미루고 동생보이그룹 갓세븐(GOT7)의 활약을 지켜보면서 숨을 골랐다. 선선해진 가을 날씨에 뜨거운 음악을 들고 재기를 노린 2PM을 지난 10일 서울 청담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급작스러운 스케줄로 닉쿤과 준호의 얼굴은 볼 수 없었다.

변화는 수장 박진영의 곡을 타이틀로 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무엇보다 멤버 준케이가 작사·작곡부터 프로듀싱까지 지휘에 나섰다. 그들은 도약을 위해 그간 유지했던 박진영의 스타일을 버리고자 노력했고 멤버들만의 색을 찾기 위해 각자의 참여도를 높였다. 데뷔 7년 차, 물이 고여 썩으려 할 때쯤 또 다른 출구를 찾아 도전했다. 흔들거리고 위태롭지만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는 이유다.

이번 4집 정규 앨범 ‘미친거 아니야’에는 타이틀곡 미친거 아니야‘를 비롯해 ‘이별 여행’ ‘보이프렌드(Boyfriend)’ ‘마인(Mine)’ 등이 수록됐다. 2CD로 총 18곡이 수록됐다.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문구로 노래를 만들고 싶었고 ‘미친 거 아니야?’라고 많이들 이야기하는 데서 시작했어요. 음악과 춤에 미친 것처럼 자신을 놓아버리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이 노래는 타이틀곡 심사 당일 만들어진 노래예요. 우리 회사는 30여 명 임원직 및 관계자가 모여서 노래를 심사하는데 그 날을 잊고 있다가 문득 생각이 난 거죠. 그리고 빠르게 진행된 노래였어요. 대중적으로 다가가자고 생각했고 많은 사람이 공감해주길 원했어요.”(준케이)

박진영의 곡이 선택되지 않아 눈치를 조금 봤다며 농담하는 준케이는 꾸준히 작곡 공부를 해오면서 갈고닦은 실력을 응축했다. 결과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2PM의 대표곡 선정으로 따라왔다. 기쁨은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아이처럼 울어버린 조금은 쑥스러운 일화로 표현됐다.
 

2PM[사진 제공=JYP엔터테인먼트]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읇는다’는 말처럼 준케이의 음악에도 묘하게 박진영 스타일의 느낌이 묻어나지만 ‘박진영 베이비’라는 느낌보다는 또 다른 준케이가 보인다.

준케이의 노력과 재능을 충분히 엿볼 수 있기에 멤버들의 칭찬도 이어졌다. 당시 같이 타이틀곡 심사에 참가했던 옥택연은 “경쟁자였기에 객관적인 평가는 어렵다”면서도 “신이 나고 좋았던 곡”이라고 그를 치켜세웠다. 찬성 역시 “좋은 노래로 나오게 돼 뿌듯하다”고 밝혔다.

호랑이 프로듀서로 유명한 박진영이 이번에는 녹음실 근처에도 오지 않았단다. 그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음악을 만들었던 준케이는 “솔직히 걱정 반, 기대 반이다. 진영이 형이 기회를 많이 주려고 했으나 결과에 완벽하게 자신할 수는 없다”는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처음으로 진영이 형의 프로듀싱을 벗어났기에 흥망에 대한 걱정이 커요. 셀프프로듀싱이 성공하지 못하면 다시 박진영 품으로 돌아가야 하는 불안감도 있고요.(웃음) 가장 좋았던 점은 진영이 형이 가이드를 하면 그 보컬에 맞춰 가야 하는데 이번에는 각자의 색을 살리려고 했어요.”(옥택연)

‘새로운 문이 열렸다 이번 앨범을 설명하는 그들은 박진영의 보물 같은 조언을 잊지 않는다고 했다. “지금까지 이어왔던 무게를 잡는 똥폼은 버려라. 사람들과 공감하는 친숙함에 집중하라.”

무엇보다 궁금한 것은 멤버들이 느끼는 프로듀서로서의 박진영과 준케이의 차이점이다. 막내 황찬성이 용기 있게 말문을 열었다.

“진영이 형은 사석에서는 정말 좋은 형이지만 녹음실에서는 엄격했어요. 정말 많이 떨고 긴장을 많이 했는데 준케이는 아무래도 같은 멤버다 보니 편한 게 있었죠. 준케이는 ‘에너지’를 강조했어요. 진짜 즐거운 마음이 있어야 노래에 묻어난다면서요. 이러한 편함이 결과물에 잘 녹아든 것 같습니다.”
 

2PM[사진 제공=JYP엔터테인먼트]

공개된 뮤직비디오에서는 멤버들의 ‘미친’ 모습을 볼 수 있다. 남의 시선에 대해 두려움 없이 온전히 흥에 도취한 모습을 보노라면 나도 모르게 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리듬을 맞추게 된다. 그러다 순간 몸을 흔들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뮤직비디오에는 실제 모습이 투영된 거 같아요. 다들 잘 놀아서 누가 특별한 건 없는 거 같아요. 그때의 심취 도에 따라 달라져요.”(옥택연)

탈(脫) JYP는 단순히 작곡가를 바꾼 것으로 멈추지 않았다. 완벽히 짜인 군무를 선보였던 그들이 이번에는 오토바이 안무로 과감한 질주본능을 선보인다.

“이번 안무의 반은 오토바이 안무를 제외하고 막춤이에요. 자기만의 ‘미침’을 표현한 거죠. 기본 틀은 있는데 정말 짜진 게 없어요. 매 테이크마다 동선도, 움직임도 달라요. 그래서 리허설 때 멤버끼리 부딪혀 쓰러지기도 하는데 그게 어찌나 웃기던지. 우리를 보면서 정말 ‘미친거 아니야?’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장우영)

‘미치다’는 정신에 이상이 생겨 말과 행동이 보통 사람과 다르게 되거나 상식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말하는 부정적 의미가 있다. 그러나 어떤 일에 지나칠 정도로 열중 하다는 긍정적 의미로도 사용된다.

대부분 사람은 부정적인 의미로 ‘미친 거 아니야?’를 사용하지만 2PM은 넘쳐나는 긍정적 에너지와 열정을 대변했다.

이미 우리는 그 날뜀에 매료됐다. 15일 정오 공개, 음원차트를 1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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