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정 추기경, 박근혜 대통령 참석 미사때 "세월호, 나는 죄 없다 생각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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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1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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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동성당서 희생자 추모미사…박근혜 대통령 이례적 참석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추모미사'를 열었다.

염 추기경은 미사 강론에서 "세월호 참사는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이 사라진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을 여실히 드러냈다"며 "물질만능주의, 성공주의, 경쟁 위주의 메마른 삶이 지배하면서 온갖 사회병리적인 폐해가 우리 사회에 자리잡고 있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희생자들의 고통과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려면 이번 참사를 통해 하느님께서 우리 시대에 보여주신 징표를 깨달아야 한다"며 "정부, 지도자, 교회, 개개인이 진정으로 회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이런 참혹한 사건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책임자를 가려내야 한다. 사회 부조리를 바로잡고 국민에게 약속한 제대로 된 재난대응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추모미사'를 열었다. 이날 미사에는 박근혜 대통령도 이례적으로 참석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7월 이탈리아 람페두사에서 했던 강론 내용을 인용해 눈길을 끌었다.

"나는 죄가 없다고 생각하지 말고 공동체의 책임을 강조하고 불의에 대한 타협과 우리 자신의 안위만을 위한 편협함, 무관심에 대해 용서를 청하십시오."

염 추기경은 지난 4월 27일 로마 바티칸에서 열린 교황 요한 23세와 요한 바오로 2세의 시성식에 참석한 뒤 이스라엘에서 진행된 사제 피정을 마치고 지난 16일 귀국했다.

귀국 직후 안산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들러 조문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염 추기경은 "졸지에 가족을 잃고 상상할 수 없는 고통 중에 있는 유족들을 만났지만 위로의 말을 찾지 못하고 그냥 그분들의 얘기만 듣고 왔다"고 전했다.

이날 미사에는 박근혜 대통령도 이례적으로 참석했다.

박 대통령의 미사 참석은 사전공지 없이 이뤄졌으며, 신자들은 미사 도중 염 추기경의 소개로 이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미사가 열린 명동성당에는 희생자 추모 현수막이 내걸렸고 성당 뒤편 성모동산에는 희생자를 위한 기도 메시지와 초를 바치는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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