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中 사업 '산 넘어 산'… 시간도 없고 사람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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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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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발만 동동 구를 뿐'.

현대차가 지금 중국에서 겪고 있는 상황이다. 야심차게 준비한 충칭 프로젝트는 프로젝트를 주도한 주요 임원이 사임을 하며 위기에 놓였고 중국 내 합작 파트너는 그저 강 건너 불구경이다. 여기에 중국 중앙정부는 보이지 않게 현대차를 압박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중국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당장 표면화된 문제는 없다. 하지만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충칭에 제 4공장을 지어 공급물량을 늘리려던 현대차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현대차의 중국 내 상황은 생각보다 다급하다. 현대차는 지난해 베이징 3공장이 완공한 후에도 중국내에서 물량이 달리는 상황이다. 제너럴모터스(GM)·도요타·폭스바겐 등 경쟁자들은 중국내에 자동차공장을 지속적으로 건설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내부적으로 충칭에 베이징현대차 제 4공장을 짓겠다는 방침을 정한 상태였다.

하지만 조금씩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현대차가 들어설 충칭 량장(两江)신구에는 이미 공장부지가 확정돼 있고 토지작업도 진행된 상태지만 중국 중앙정부의 허가가 떨어지지 않았다.

이를 위해 지난달 27일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까지 직접 중국을 방문, 사태를 해결하고 4공장 설립에 힘을 실어주려 했지만 상황은 나아진 게 없었다. 특히 정 회장의 방중기간에 합작사인 베이징자동차 고위급 임원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로 인해 충칭시와 실제로 계약체결을 하게 된 곳은 베이징현대차가 아닌 현대차였다. 공장을 세우는 것은 베이징자동차가 50% 지분을 가지고 있는 베이징현대차다.

여기에 정 회장의 귀국 이후 중국 언론에서는 충칭 프로젝트에 큰 변화가 생겼다면서 허베이성 창저우(滄州) 등지를 주목해야 한다는 현지발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또한 정 회장이 쑨정차이 충칭시 서기를 직접 만나 자동차사업 협력 방안을 추진하는 전략합작기본협의서 체결식을 치렀지만 중국 중앙정부의 추인을 받지 못한 법적인 효력이 없는 협의서에 그쳤고 연내 공장 착공이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되자 현대차 내부에서도 책임론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지지부진한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질 인물이 필요했고 결국에는 대표 '중국통'인 설영흥 부회장이 후임에게 프로젝트의 전권을 넘기며 퇴진했다. 현대차는 설 부회장의 퇴진으로 인해 중국 정부의 인맥을 관리하는 '꽌시(關係)'에 대한 공백이 점쳐지지만 과감히 사퇴를 받아들였다.

사실 현대차의 난항은 중국 중앙정부의 알듯 모를듯한 속내에 기인한다. 중국 중앙정부는 현대차의 베이징현대차 4공장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달리 중국 중앙정부 입장에서는 자동차시장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서도 서둘러 공장을 지을 필요가 없다. 게다가 지금은 과거와 달리 현대차의 기술이 예전처럼 매력적이지 않다고 여기고 있다. 또한 특별한 정치적 수요가 없는 한 충칭 프로젝트에 힘을 실어줄 이유 역시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의 적극 지원을 돕던 쑨정차이 서기마저 쉽사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지방정부의 서기인 쑨 서기는 굳이 중앙정부에 대립각을 세우면서까지 무리하게 진행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현대차 측은 충칭 4공장 설립은 그대로 진행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성기 신임 중국사업총괄도 기존에 설 부회장과 같이 계속 일을 해왔기 때문에 업무 공백은 없을 것"이라며 "충칭에 4공장을 건립하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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