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평 르포] 첨단 자동차 산업단지로 바뀐다…중고차 매매업자들 기대 부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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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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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車, 과시 아닌 생활수단 인식

  • 국내 거래량 4년새 70% 늘어

서울 성동구 용답동 장안평 중고차시장 모습.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12년 전에 8억원 주고 샀는데 지금도 8억원이야.”

지난 5일 장안평 2층 사무실에서 만난 A중고차 이모 사장(50)은 수천대의 차량을 바라보며 혀를 찼다. 1988년부터 장안평에서 자리를 지켜왔다는 그는 "당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아파트 42평이 4억8000만원씩 할 때 장안평 중고차시장 부지에 투자를 했다"며 "지금 그 아파트는 15억원까지 올랐는데 장안평은 그대로"라며 혀를 찼다.

그러나 지난달 18일 낙후된 장안평을 ‘산업유통개발진흥지구’로 지정하겠다고 서울시가 발표하면서 장안평에는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22년 동안 장안평에서 중고차 매매업을 해 왔다는 B중고차 표모 사장(50)은 "이제 낙후된 장안평도 변할 때가 됐다"며 "서울시에서 발표한 것처럼만 되면 장안평이 좀 살만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용답동 장안평 자동차 부품 중앙상가 모습.


서울시 계획에 따르면 노후한 장안평 매매시장과 자동차 중앙부품상가 시설을 현대화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자동차 유통산업 단지의 필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매매센터·경매장·물류센터 등도 정비된다. 중동국가를 위한 무역 기반, 규제개혁의 대상으로 떠오른 튜닝산업까지 모두 장안평에 집결시키겠다는 것. 아울러 지역을 상징하는 자동차무역센터·박물관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 같은 훈풍에 최근 중고차 시장의 활기도 더해져 장안평에도 봄바람이 불어오고 있는 모습이다.

C중고차 김모 사장(54)은 "요새 하도 인터넷이 장안평 손님들을 빼앗아 여기도 변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김 사장이 꺼낸 스마트폰에는 장안평 중고차 시장 업자들끼리 쓰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이 나타났다.

김 사장은 "여기에 서울시 중고차 매물이 다 들어있다"며 "우리 업자들끼리만 쓰는 앱"이라고 말했다. 인터넷과 대기업들이 중고차시장에 뛰어들어 중고차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 지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장안평내 중고차 업체들의 노력의 일환이다.
 

서울시 성북구 용답동 장안평 중고차시장에서 전시돼 있는 중고차 모습.


실제로 최근 수치로 보는 요즘 중고차시장은 불황을 잊었다. 지난해 중고차 거래 건수는 4년 새 70% 이상 증가한 338만 건으로 신차 판매대수의 두 배가 넘어섰다.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중고차 시장은 신차 시장의 약 2.3배로 갈수록 그 폭은 벌어지고 있다.

중고차 판매 증가는 중고차에 대한 인식변화도 한몫 했다. 개도국일수록 자동차는 부의 상징으로 여겨져 신차 구매비율이 높다. 반면 선진국일수록 자동차를 생활수단으로 여겨 중고차 거래 건수가 더 많다. 중고차 수출도 중고차 시장 확대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중동·아시아·중남미 등에서 한국산 중고차는 인기다. 특히 요르단, 수단, 코스타리카 등으로 전체 중고차 수출의 71%가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중고차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거래가 활발해 지고 있는 만큼 업계는 왕년의 중고차시장의 메카였던 장안평의 부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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