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을 국무총리 직에 앉혔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조문 일정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아직 잡히지 않은 가운데 허화평 전 국토통일원 장관이 다녀갔으며, 야권 인사로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복심이었던 권노갑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유일하게 빈소를 찾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12시경 다소 무거운 표정으로 허태열 대통령 비서실장, 박흥렬 경호실장 등 청와대 참모 20여명과 함께 빈소에 도착해 고인께 헌화한 뒤 영정 앞에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친수했다. 이어 가족실로 들어가 유족과 10분 가량 대화를 나누면서 “나라의 큰 어른이 이렇게 떠나시니 허전하다”며 “경제를 살리고 가난을 벗어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하셨다는 생각을 하며 큰 위로를 받으시기 바란다”고 위로했다.
15분여간 빈소에 머무른 박 대통령은 앞서 조문록에 “조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일생을 바치신 총리님의 영전에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라고 적었다.
앞서 지난 19일 저녁에는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도 빈소를 방문해 고인을 기렸다.
박 대통령이 다녀간 뒤인 오후 2시 20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빈소를 찾았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 서규용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김경한 전 법무부 장관, 하금열 전 대통령실장 등과 함께 온 이 전 대통령은 조문을 마친 뒤 환한 표정으로 공동 장례위원장인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 등 정·재계 인사들과 한자리에 앉아 고인을 추억했다. 이 전 대통령은 “남 전 총리가 돌아가시니 그 시절(1970년대) 생각이 많이 난다. 그때는 우리나라가 참 역동적이고 신나게 일할 때였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여분 간 추억담을 나눈 뒤 빈소를 나서면서 방명록에 “조의를 표합니다”라고 썼다.
한편 권 상임고문은 이 전 대통령이 다녀간 직후인 이날 오후 3시경 수행원 없이 혼자서 조용히 빈소를 방문했다. 권 상임고문은 조문후 유가족과 장례위원들에게 인사를 전한 뒤 곧바로 빈소를 나왔으며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그가 차를 타고 떠날 때까지 배웅했다.
또 남 전 총리와 함께 공직생활을 했던 인사들의 조문도 이어지고 있다. 이수성·이헌재·고건·서영훈·이회창 전 국무총리와 강경식·홍재영·진념 전 경제부총리, 고인에 이어 재무부 장관을 역임한 김용환 새누리당 상임고문과 백선엽 예비역 대장,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 김덕중 전 교육부 장관, 공로명 전 외교부 장관, 양수길 전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 등의 모습이 보였다. 이날 오전 11시경 빈소를 방문한 이회창 전 국무총리는 “대한민국에 공로가 큰 분 중의 한 분이며 산업화와 근대화를 이룬 진짜 역군”이라며, “대한민국이 현재와 같이 발전하는데 기초를 쌓은 공로자”라고 고인을 추억했다.
현 정부 관료로는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윤영세 외교부 장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등이 고인의 빈소를 찾았다.
정 관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진 이날까지 재계, 대기업 총수들의 조문은 뜸한 편이었다. 영결식 전날인 21일에 조문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회장이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과 함께 19일에 이어 20일에도 빈소를 찾았으며, 정준양 포스코 회장 등 무역협회 회장단 소속 회장들도 이날 오후 고인을 추모했으며, 전경련 회장을 역임한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과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 무역협회 회장을 지낸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과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을 비롯해 류진 풍산그룹 회장, 구자용 E1 회장, 김연배 한화투자증권 부회장 등이 빈소를 다녀갔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과 함께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았다.
조 회장은 “선대회장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며 “인천허브공항(현 인천국제공항)도 남 전 총리의 아이디어였다. 큰 별이 지셨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빈소에서는 이날 오후 4시 고인의 입관식을 거행했다. 발인일인 22일에는 오전 7시에 환송예배가 끝난 뒤 영구차에 운구를 실으며 8시 40분 고인이 애착을 갖고 키워냈던 무역협회가 입주해 있는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를 돌아 본 뒤 이동해 10시에 동작동 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영결식을 가진 뒤 11시 20분 현충원 3묘역에 고단했던 몸을 뉘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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