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아주중국> 중국 내수 소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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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1-3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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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내수소비시장, 서부시대 개막<br/>경제발전 중심 동부 연안에서 서부 내륙으로 이동

서부대개발로 서부지역은 동부연안의 경제성장속도를 앞질렀다. 사진은 충칭의 야경.

글 김효인 기자

올해 중국 내수소비시장의 핵심은 바로 ‘서부’다. 중국 경제발전의 중심이 동부 연안에서 서부 내륙으로 움직이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서부지역의 주요 성·시의 전년대비 GDP성장률이 10~15%에 달하는 반면,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는 8%대로 낮아졌다.

한국의 대중 권역별 수출현황에서도 지난해 동부 연안지역은 전년대비 수출규모는 1.8% 소폭 감소했지만, 중부 6성과 서부지역은 각각 1.2%, 0.7%로 소폭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권역별 대중수출 증감폭은 작지만 보따리상을 통해 동부지역에서 내륙지역으로 들어가는 양을 생각했을 때, 실제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중국 서부지역 한국상인회 관계자들도 서부지역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햇다.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 한국상인회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서부 사람들의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며 “샤넬과 같은 고급 명품 브랜드들도 잇달아 서부지역에 매장을 확장하면서 그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서부지역의 경제발전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중국은 1978년 덩샤오핑(鄧小平)이 선부론을 표방하며 동부 연안을 중심으로 고속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미국과 G2로 불리며 강대국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동부 연안을 중심으로 한 고속 경제성장은 중국 지역 내 동·서 간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부작용을 가져왔다.

지역간 빈부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2000년 1얼, 국무원에서 ‘서부대개발 영도소조(西部地域開發領導小組)’를 조직하여 50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친 서부대개발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지난 2010년까지 교통·산업 자원 등을 기초로 한 인프라 구축사업 1단계가 완료되고 본격적인 해외투자유치에 나서는 2단계에 접어들었다.

유럽 재정위기, 미국 재정절벽 등 세계적인 경제위기도 경제발전의 축을 중국 서부지역으로 집중시키는 데 영향을 미쳤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은 수출로 경제성장을 이끌었지만 주요 수출국이었던 유럽과 미국의 주문량이 감소하면서 한계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내수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2013년, 시진핑이 이끄는 5세대 지도부가 말하는 ‘도시화’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도시화란 대도시 주변의 작은 도시들의 소득수준을 향상시켜 내수소비를 활성화하여 경제발전을 이루겠다는 것으로 서부지역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수출에서 내수로 방향을 전환하는 시점에서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서부소비시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소비수요 증가하는 지금이 서부시장 진출의 적기
전문가들은 1차적인 서부지역의 교통인프라가 확충되고 내륙지역의 소비수요가 증가하는 지금이 서부시장 진출의 적기라고 말했다.

서부대개발 사업으로 서부지역의 교통 및 산업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기업의 진출이 편해졌다. 특히 올해 고속철 사업이 진행되면서 베이징에서 광저우(廣州)까지 연결하는 징광(京廣) 고속철도(2298㎞)가 지난해 개통, 이후 시안(西安)에서 베이징까지 12시간 걸리던 것이 4시간40분으로 단축됐다.

징광고속철과 같은 서부지역의 교통인프라의 구축은 서부지역 진출 문제 1순위였던 물류 문제가 완화되면서 동부 연안의 기업들이 중·서부 지역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쉬어졌다. 이전까지는 서부지역에 제품을 보내기 위해 동부 연안에서 물품을 들여와 운송해야 하는데 교통이 불편해 물류비용이 업계의 큰 부담이었다.

그러나 이제 고속철과 고속도로 등의 교통인프라가 구축되자 동부 연안에 집중되어 있던 소비재·유통 업체들도 중·서부 지역으로 그 영역을 조금씩 확장하고 있다. 서부지역 상인들이 직접 바이어와 만나 직접 물건을 들여오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서부대개발은 서부지역 주민들의 소득수준을 향상시켰다. 특히 시안, 충칭(重慶), 청두 등 서삼각경제권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세 지역은 중국의 대표적인 IT산업 클러스터로 IBM, 인텔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몰려있다. IT기업은 물류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타 업종에 비해 낮다.

서부지역의 평균임금은 동부지역의 60%에 불과한 수준이기 때문에 IT업체가 입주하기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서부지역에는 IT산업이 특히 발달되어 있다. IT산업의 발달은 서부지역 주민들의 소득을 늘렸고 저축보다는 소비를 통해 자신의 현재 모습을 가꾸는 것을 선호하는 서부지역 사람들의 과시성 소비 특성이 서부지역을 소비시장으로서의 매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

한류 열풍으로 그 어느 때보다 강해 한국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것도 서부지역 진출의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쓰촨성의 대표적 홈쇼핑 업체인 스타홈쇼핑의 상품기획부 부장은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며 “그 중 갤럭시 휴대폰이 가장 잘 팔린다”고 말했다.

시안에서는 삼성이 시안에 반도체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중국 부동산업체가 한국식 마을인 ‘신라촌’을 조성할 프로젝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식 학교, 호텔등을 비롯해 한국 문화원도 세운다는 계획이다.

◆ 서부진출의 키워드는 ‘유통망 확보’
충칭의 중심지역인 해방비 거리에 롤렉스, 스타벅스가 자리잡고 있는 모습. 서부 주요 도시의 소득수준 향상과 함께 사치품 소비가 증가하면서 고급 브랜드들도 서부 주요 도시에 매장을 내고 있다. 해방비는 항일전쟁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1950년에 만들어졌다.

한국기업의 서부진출은 올해부터 본격화될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동부에서 중·서부로의 시장 확대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서둘러 서부시장에 단박에 진출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며 단계적으로 지역별 특성을 사전에 잘 조사하고, 유통망을 확보하는 것이 서부소비시장 진출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국제금융센터 이치훈 부장은 삼성·현대와 같은 대기업과 협력사가 동반진출하는 선단(船團)형 진출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그는 “중국 현지 유통업체의 파워가 막강하기 때문에 개별 기업이 진출하여 유통망을 확보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다”며 삼성의 시안 반도체 공장 진출과 같이 대기업의 진출 이후 협력사가 이를 따라서 동반진출하는 선단형 진출, 이랜드와 같이 중국 현지 내수소비시장을 겨냥해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방법이 좋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한·중 산업간의 비교우위가 점차 사라지고 있고 중국이 내수 중심으로 경제정책을 바꿔가는 상황에서 대중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이 수입 소비재에 대한 관세가 높기 때문에 한·중 FTA를 서둘러 체결해야 한국 기업들의 수출활로가 열려 국내 경기에도 도움이 될 것이며 서부지역 진출에도 호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정환우 연구위원은 중국 현지 유통망 활용보다 독자적인 유통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부진출은 단계적으로 나가야 한다. 중국 유통업계는 대부분 국유기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수적인 경향이 강해 한국제품보다 중국제품이 판매가 잘 이루어지도록 진열하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유통망을 활용하는 것보다 독자적인 유통망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독자적인 유통망 확보가 어렵다면 코트라와 같은 수출지원기관, 한국계 유통기업과 제휴하거나 다국적 기업계의 유통망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모든 방법이 안된다고 생각될 때, 마지막으로 현지 토착 유통망 활용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서부소비시장이 뜬다고 해서 서부지역으로 바로 진출한다고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동부 연안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쌓은 후에 중·서부로 확대해 나가는 ‘동부+1(서부)’전략이 리스크를 줄이고 안전하게 진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 서부지역 소비시장의 전망
시안무역관 김종복 관장은 “시안은 교육도시이자 IT산업기술이 발달한 도시로 젊은 20대 대학생과 고소득 연구원들이 밀집해있다”며 “20대 젊은 대학생, ‘화이트 칼라’ 고소득자들을 마케팅 대상으로 한 소비재를 판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중국의 에너지절약,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화학공업이 발달한 산시(陝西)성 지역은 상대적으로 중화학 공업지역이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타 지역에 비해 그린산업에 대한 수요가 높다.

특히 최근 삼성이 시안지역에 반도체 공장 건설을 하는 데 있어서 오·폐수 및 오염물 처리 기술이나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데 이러한 기술은 한국이 중국보다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앞으로 한국기업이 중국 내 그린산업을 진출하는 데 있어서 전망이 밝다”고 강조했다.

충칭무역관 정민영 관장은 “충칭은 서부지역의 관문으로 중국의 국가급 개발구인 상하이 푸둥(浦東)신구, 톈진(天津) 빈하이신구(濱海新區)에 이어 2010년 양강신구(兩江新區)가 빠르게 발전하며 충칭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2011년 충칭의 GDP경제성장률은 중국 평균성장률의 2배에 가까운 14%대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충칭에는 폭스콘을 비롯한 대만의 6대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업체가 입주하여 2015년까지 전세계 노트북 생산량의 30%를 제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로컬브랜드인 창안(長安)자동차가 지난해 175만대를 생산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생산목표를 200만대로 늘렸다.

특히 이곳에는 한·중 산업단지가 입주해 있기 때문에 현지 노트북, 자동차 등 현지산업과 관련된 부품업체들이 진출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한류의 열풍의 영향으로 한국제품에 대한 반응이 좋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기업이 충칭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좋은 기회를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청두무역관 임성환 관장은 “청두는 서부지역의 핵심소비 거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청두는 서부지역 12개 성·시 중 가장 중요한 소비거점이자 유통·물류·금융· IT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서부지역의 주요 도·소매상들이 이 곳에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서부대개발로 인해 최근 부동산으로 재산을 축적한 고액자산가가 많이 등장했다. 또한 2011년 청두시 소비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성장률은 18.3%로 중국 전체 성장률 평균 (17.1%)보다 높은 수준이다. 2001년 이래 꾸준히 두 자릿수의 성장 추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특히 2008년 쓰촨 대지진 이후 오히려 성장률이 더욱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사회소비재 소매총액은 연평균 20%가량 증가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임성환 관장은 이어 “지난 쓰촨성 대지진 당시 삼성, LG, 두산 등 대기업들이 많은 도움을 주면서 한국에 대해 매우 좋은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다. 현지 지역 사람들 중 일부는 나보다 한국드라마를 더 잘 알고 있을 정도로 한류열풍이 거세다. 한국이 중국 쓰촨(四川)성으로 수출하는 규모는 2010년 6억 달러에서 2011년 18억 달러로 3배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동부 연안을 통해 보따리상들을 통해 한국제품이 유입되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제품이 이보다 훨씬 많이 유입되고 있다. 한국의 명동에 견줄 수 있는 춘시루(春西路)에 가면 한국제품이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청두시의 1인당 소득은 전국 전체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소비성향은 매우 높다는 점도 소비시장으로서의 매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 특히 최근 1980~90년대에 출생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과시형 소비가 늘어나고 있어 휴대전화, 승용차 보급률은 지속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부지역 진출에 있어서 주의할 점에 대해 “청두지역의 경우, 동부 연안의 임금수준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또한 상하이에서 청두까지 물류운송이 7~14일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가공무역 기업이 진출하기에 어렵다. 교통인프라도 아직까지 완벽하게 구축되지 않아 투자 및 공사가 한창인 곳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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