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3m앞 지주목이 볼에 맞을 것같은데…

  • 구제 못받아…그대로 치거나 레이업할 수밖에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신설골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주목은 ‘움직일 수 없는 인공장해물’로 간주한다. 따라서 지주목이 스윙을 하거나 스탠스를 취하는 데 방해가 되면 당연히 구제를 받는다.

그런데 지주목이 스윙을 하거나 스탠스를 취하는 데 방해되지 않지만, 플레이선(볼∼목표에 이르는 가상의 방향)에 놓여 있는 경우가 있다. 그것도 바로 앞이다.

이 때는 어쩔 수없다. 구제받지 못한다. 그냥 그대로 쳐야 한다는 말이다. 볼이 지주목에 맞을 확률이 높아 보이면 우회하는 수밖에 없다.

1995년 제주 중문CC에서 조니워커 스킨스게임이 열렸다. 출전선수는 그레그 노먼(호주), 비제이 싱(피지), 데이비드 프로스트(남아공), 박남신이었다.

한 홀에서 노먼의 볼이 지주목으로부터 3m정도 뒤에 멈췄다. 지주목이 스윙에 방해가 되지 않으나, 플레이선에 있었던 것.

노먼은 이 학 경기위원장을 불러 “구제받을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당연히 이 위원장은 “구제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노먼은 화가 났던지, 어드레스도 취하지 않은 채 곧바로 그린을 향해 샷을 해버리는 촌극이 있었다.

노먼은 화가 안풀렸는지, 이번에는 이 위원장의 지식을 시험하는 질문을 했다. “그린에서 한 손으로 깃대를 잡은 상태에서 다른 한 손으로 퍼트를 하면 벌타요, 아니요?”라고. 이 위원장은 “그렇게 할 수는 있지만, 만약 퍼트한 볼이 깃대에 맞으면 2벌타다”라고 정확히 말해주었다.

노먼이 당시만 해도 ‘골프 변방’이었던 한국의 작달막한 경기위원장을 얕보았다가 머쓱해진 케이스다. 그런 노먼이 요즘엔 한국 골프코스를 설계해 돈을 벌어가고 있다. 지난해엔 그가 단장이었던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에 한국선수가 3명이나 끼였으니 그도 이제는 한국골프를 괄목상대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한편 경우는 다르지만, 월드골프챔피언십 2012캐딜락챔피언십 1라운드 때 비슷한 해프닝이 있었다. ‘장타자’ 더스틴 존슨이 친 드라이버샷이 200야드 전방에 있던 TV중계탑을 맞힌 것.

물론 이 때에도 존슨은 구제받지 못한다. 억울하지만 그는 볼이 멈춘 자리에서 다음샷을 할 수밖에 없다. 그 홀 스코어는 더블 보기. <골프규칙 13-1, 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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