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 프리미엄 사라졌나..강남·목동 전세시장 '잠잠'

  • 봄 이사철 불구 학군 수요 이동 거의 없어..전셋값 약세 행진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방학철마다 강세를 보이던 서울 주요 학군지역 전세시장이 올 겨울에는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한 채 수요가 마무리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입수학능력시험이 소위 ‘물수능’으로 불리며 영향력이 약해졌고, 지난해 전세난으로 크게 오른 전셋값이 학군 수요에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서울 내 주요 학군 지역으로는 강남구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등이 꼽힌다. 평소라면 겨울철 좋은 학군을 노리는 ‘맹모’들이 몰렸던 지역이지만 올해에는 사정이 달랐다.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에서는 은마아파트 전용 84㎡가 3월 현재 3억30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지난해 여름철 최고 5억원 이상까지 올라갔던 것에 비하면 2억원 가량 전세금이 빠진 것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M공인 관계자는 “작년에만 해도 전세매물이 없어서 곤란을 겪었지만 지금은 물량이 넉넉한 편”이라며 “지난해 전세가격이 높아진 탓에 예년만큼 물건이 잘 나가진 않는다”고 전했다.

노원구 중계동 중계그린이나 주공5단지 등 대부분 단지는 지난해 여름철보다 2000만~3000만원 가량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계그리 전용 59㎡는 1억4000만~1억5000만원선에 전세 시세를 형성했다.

양천구 목동도 마찬가지다. 이 지역 청구한신 전용 84㎡는 지난해 여름철만해도 전세가 3억8000만원대까지 치솟았으나 현재 3억원대로 크게 낮아졌다.

양천구 목동 H공인 직원은 “학부모들의 학군수요는 여전히 몰리는 편이지만 예년보다 집값이 올라 매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전세가가 좀 더 하향 조정되면 다시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 주요 학군지역의 전세시장 부진은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국민은행 시세통계를 살펴본 결과, 강남·노원·양천구 아파트 전세가는 각각 -1.6%, -0.3%, -0.6%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기간 4.4~5.5% 오른 것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 수치다.

부동산114 조사에서도 대치동과 중계동, 목동은 예년 겨울철 대체적으로 플러스 변동률을 나타냈으나 올 겨울(11월~2월)에는 -4.74~0.93%대의 낮은 변동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수능이 쉽게 출제되면서 변별력이 약해져 굳이 명문학군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학군프리미엄이 약화된 것이다.

채훈식 부동산1번지 실장은 “최근에는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학원 수강 등 공부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굳이 명문 학교나 학원가 근처에 살지 않아도 충분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셋값이 크게 상승한 것도 한몫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팀장은 “전셋값 상승세에 지난해 전세 세입자들이 이사 대신 기존에 살던 집과 재계약하는 추세가 늘어났다”며 “이미 많이 오른 학군 우수 지역으로 진입하기보다는 재계약이 더 수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올해 겨울철 학군수요가 별탈없이 마무리됨에 따라 올 봄 전세시장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상언 유엔안컨설팅 대표는 “사실상 올해 학군수요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끝났다”며 “올 봄 전세시장은 국지적으로 소폭 상승세를 보이겠지만 지난해와 같은 급등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