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웨딩'서 나타난 다이애나의 흔적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영국 왕위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이 부부가 된 '세기의 결혼식'에서는 윌리엄 왕자의 어머니로 14년 전 숨진 다이애나비의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윌리엄 왕자가 신부 케이트 미들턴에게 준 약혼반지를 비롯해 다이애나비의 장례식 때 '바람 속의 촛불'을 만들어 바친 가수 엘튼 존이 초청되고, 결혼식에서 부른 찬송가 등에 이르기까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흔적들이 표현됐기 때문이다.

윌리엄 왕자는 지난해 11월 결혼 발표 당시 케이트에게 어머니가 갖고 있던 사파이어 다이아몬드 약혼반지를 주면서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결혼식에 앞서 윌리엄-케이트 커플은 노샘프턴셔에 있는 알소프 저택의 다이애나 묘소를 찾았다. 한 왕실 소식통은 “아들의 결혼식을 볼 수 없고 며느리를 만날 수 없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 않느냐”면서 윌리엄 왕자로서는 케이트와 함께 돌아가신 어머니 묘소를 찾아가 인사시키는 것이 중요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결혼식에서 강론한 리처드 샤트레스 주교도 1981년부터 다이애나비를 잘 알던 성직자로서 다이애나의 유언을 집행하고 10주기 추모식에서도 강론을 했던 장본인이다.

아울러 결혼 예식에서 윌리엄 왕자 커플이 고른 "오 위대한 주여, 나를 인도하소서"라는 제목의 찬송가도 다이애나비의 장례식 때 불린 곡이었다.

결혼식에 초대된 찰스 왕세자의 둘째 부인인 커밀라 파커 볼스 콘월 공작부인과 다이애나의 오빠 찰스 스펜서도 다이애나의 흔적을 지울 수 없는 인물들이다.

이날 결혼식은 다이애나비의 장례식 때 15세이던 윌리엄 왕자가 어머니의 관을 엄숙히 뒤따라가던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봤던 영국인과 전 세계인에게 다이애나의 흔적들을 곳곳에서 나타냄으로써 축제와 환호의 뒤편에 있는 그리움과 안타까움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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