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요디아 판결' 印 종교갈등 해소 모델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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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0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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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교도와 이슬람 교단이 서로 자신들의 성지(聖地)임을 주장해온 지역의 토지를 양측에 배분토록 한 인도 법원의 판결이 끊이지 않는 종교갈등 해소의 모델이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인도 언론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우타프 프라데시주 알라하바드 고등법원이 전날 종교 갈등의 진원지인 아요디아의 바브리 사원 인근 토지를 힌두교단과 이슬람교계에 분할 배분토록 판결한 것과 관련해 양측이 강력히 반발했지만, 우려했던 폭력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비록 수천 명의 경찰과 보안군이 배치돼 폭력 발생을 원천 차단한 결과이기는 하나, 문제의 아요디아는 물론 인근의 파이자바드는 판결이 이뤄진 다음날인 이날 평소처럼 잠잠했다고 일간 힌두스탄 타임스 인터넷판이 전했다.

   또 수도인 뉴델리는 물론, 힌두교도와 무슬림가 섞여 있어 충돌이 예상됐던 뭄바이, 바라나시, 러크나우 등도 평온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요디아 바브리사원은 인도에서 힌두교도와 무슬림간 종교갈등의 진원지로 불린다.

   특히 과격 힌두교도들이 1992년 이곳에 있던 바브리 이슬람사원을 파괴하면서 촉발된 사상 최악의 종교 간 유혈 충돌은 인도 종교분쟁의 대표적 사건으로 역사에 기록됐다.

   갈등의 원인은 이 지역에 대한 두 종교계의 인식 차 때문이다.

   인도에서 다수인 힌두교도들은 이곳을 힌두교 최고의 신 람(Ram)의 출생지로 믿고 있고, 이슬람교도는 이곳이 16세기 무굴제국의 첫 황제가 세운 성지로 인식하고 있다.

   더욱이 당시 폭동에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전 총리 등 전·현직 고위 정치인들이 개입한 사실이 이슬람교도의 반(反) 힌두 정서를 더욱 자극했다.

   인도 정부와 정계 그리고 종교계가 알라하바드 고등법원의 이번 판결을 주목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런 비상한 관심 속에 법원은 문제의 바브리사원 인근 토지 약 26만㎡ 가운데 ⅔는 힌두교 계에, 나머지 ⅓은 이슬람교 계에 분할 배분토록 판결했다.

   비록 법원의 이번 판결이 두 종교계를 모두 만족하게 할 수 없고 앞으로 항소 등을 통한 법적 분쟁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번에 나온 법원의 '조정적' 판결과 이후 두 종교 신도들의 폭력자제 양상이 인도의 오랜 종교갈등 해소의 좋은 선례가 되기를 강력하게 희망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현지 유력 일간 '더 힌두'는 사설을 통해 "문제의 토지를 분할 배분하도록 한 이번 판결의 '조정적 성격' 때문에 어느 교단도 이번 분쟁에서 승리 또는 완벽한 패배를 선언하지 못한다"며 "균형적 차원에서 이 판결이 오랜 분쟁을 종결시키는데 도움을 줘야 한다"고 논평했다.

   아요디아 사켓 디그리 칼리지의 정치학 강사인 R.K. 미시라는 AFP통신에 "사람들은 (판결 이후) 엄청난 성숙성을 보였으며 정치인들도 이 문제를 이용해 분노를 유발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젠 사람들이 조그만 땅덩어리 때문에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하기보다 그들의 우선과제에 집중할 만큼 성숙해졌다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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