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에콰도르 정국불안 확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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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0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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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에서 30일(현지시간) 경찰 폭동으로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이 사실상 시위대에 억류되는 등 현지 정국이 극도의 혼란에 빠져든 가운데 이번 사태가 쿠데타 등 정변으로 확대될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에콰도르는 코레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비교적 안정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 전까지만 해도 현직 대통령 2명이 시위로 물러나는 등 정치적으로 불안한 남미 국가 가운데서도 가장 극심한 혼란을 보였던 국가였다.

이 때문에 폭동을 일으킨 경찰 측에 정부 장악 의도가 있는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단순 불만인가 쿠데타인가 = 이번 소요는 군과 경찰의 복지혜택을 폐지하는 법이 통과된 것이 발단이 됐다. 불만을 품은 경찰과 일부 군 병력은 수도 키토의 공항과 의사당 등을 점거했다.

코레아 대통령은 흥분한 경찰관들에게 물병과 최루가스 세례를 받는 등 봉변을 당했으며, 자신이 있는 수도 키토의 경찰병원이 시위대에 둘러싸이고, 경찰관들이 거칠게 행동하자 "사실상 포로"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가 단순 폭동이 아니라 정변으로까지 확대될지 주목하고 있다.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트위터에 "그들이 코레아 대통령을 몰아내려 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미겔 인술사 미주기구(OAS) 사무총장도 "상황이 쿠데타로 진행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마리아 이사벨 살바도르 OAS 주재 에콰도르 대사는 군계통의 반대파 및 그들의 연계세력이 이번 사태에 개입돼 있다고 주장했다.

코레아 대통령 정부는 그러나 비상사태를 선포해 군이 치안을 담당하고 있고, 군 지도부가 현 정부를 지지하기 때문에 조만간 사태가 진정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코레아 대통령은 경찰 시위대가 둘러싸고 있는 병원에서 현지 TV방송과 한 전화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여전히 에콰도르를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리스 솔리스 국무조정실 장관은 "이번 사태가 진압되고 있고 군 지도부가 민주주의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하비에 폰스 국방장관은 CNN과 인터뷰에서 "상황이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코레아 대통령도 곧 병원을 벗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콰도르는 어떤 나라 = 남미대륙 서쪽편 적도상에 위치한 에콰도르는 남미지역에서 3번째로 많은 51억배럴의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자원부국이지만 비교적 최근까지 정치적 혼란을 거듭했다.

16세기이래 스페인의 식민 지배를 받았으며 1830년 '그린 콜롬비아' 체제 해체로 콜롬비아 및 베네수엘라와 함께 독립국으로 탄생했다.

에콰도르는 약 3년전까지만 해도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남미 국가 가운데서도 정국 혼란이 가장 극심한 곳으로 꼽혔다.

지난 2005년에는 친미 성향의 루시오 구티에레스 대통령이 강제 축출되는 등 1996~2006년까지 10년간 대통령이 10명이나 교체됐다.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인 지난 2007년에도 여당이 야당의원의 복직을 결정한 헌법재판소 재판관 9명 전원을 파면하는 등 정파간 갈등은 계속됐다.

◇코레아 대통령은 누구인가 = 지난 2006년 40대 정치 신인이었던 코레아 대통령은 카리스마 넘치는 연설로 부패에 찌든 기존 보수 정치권에 반대해 '시민혁명'을 부르짖으며 일약 유력 대권주자로 떠올랐으며 11월 대선에서 친미 성향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좌파 성향의 코레아 대통령은 당시 '제2의 차베스'로 불리며 민족주의적 포퓰리스트(대중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2008년 9월 대통령 권한 강화를 골자로 하는 신(新)헌법을 국민투표에 부쳐 통과시켰으며, 지난해 4월에는 잔여 임기를 포기하고 재선에 도전했다.

신헌법에 따른 대선 승리로 코레아 대통령은 새로 4년간 대권을 쥐게 됨은 물론 오는 2013년 대선에 또 다시 출마할 수 있어,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함께 합법적으로 장기집권을 발판을 마련한 중남미 지도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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