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株, 글로벌 점유율 확대 관건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자동차 산업은 성능ㆍ품질ㆍ차별화가 지금까지 키워드였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미국 소비자는 힘 좋은 자동차를 선호했다. 당연히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이나 픽업 트럭이 많이 팔렸다. 그러나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자동차 판매는 급격히 감소했다. 내수판매 의존도가 높은 미국 3대 자동차 회사는 모두 심각한 경영위기에 직면했다. 결국 제너럴모터스(GM)는 구제금융을 결정한 미국 정부 덕분에 겨우 목숨을 연명했다. 크라이슬러는 이탈리아 피아트로 매각됐다. 미국 자동차 빅3 가운데 포드만이 자력으로 생존해자존심을 간신히 지키고 있다.
 
최근 2년에 걸친 금융위기 기간은 한국자동차산업이 위기를 기회로 이용해 성장한 시기로 기억될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자동차 판매가 감소하는 침체 속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공격적 마케팅 전략을 통해 오히려 두 자릿수의 판매증가라는 경이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머징 마켓에서 소형차 생산에 주력하였으며, 강력한 원가절감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했다. 미국 빅3 차는 극심한 경영위기로 소비자의 불안이 높아진 상태이며, 일본차는 품질불안이라는 약점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경쟁사들이 약점을 보이는 틈을 타 소비자들이 실업상태가 되거나 유가가 급등할 경우 이를 보상해주는 마케팅을 도입했다. 이 같은 혁신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소비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고 판매량을 확대할 수 있었다. 
 

   
 
 
세계 자동차 판매는 각국 정부의 지원정책에 힘입어 극도의 침체를 극복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많은 국가에서 자동차산업 지원정책이 만료되는 가운데 미국세계 경기회복을 지연되고 있어 2010년 자동차 판매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2010년에도 돋보이는 판매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글로벌 자동차 수요회복이 이머징마켓과 소형차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일단은 유리한 상황이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마케팅 전략을 지속하고 노사협력을 통한 생산성 향상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판매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원ㆍ달러환율 하락에 대한 우려가 많다. 원ㆍ달러환율 하락은 대표적인 수출업종인 자동차업체에겐 매출액과 영업이익 감소 요인이며, 주식시장에서 수출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악화시킨다. 그러나 이전의 원화절상기와 달리 2010년에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가동률이 상승할 전망이다. 2010년 현대차와 기아차의 가동률은 전년대비 7~10%포인트 가량 상승할 전망이므로 환율하락에 따른 부정적 영향의 상당부분을 상쇄할 수 있다.
 
2010년에도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경영환경은 우호적이지 않다. 그러나 다행히도 현대차와 기아차는 시장다변화, 경쟁력 있는 중ㆍ소형차 라인업 보유 등 경쟁업체 대비 상대적 강점이 있다. 앞으로 현대차와 기아차가 상대적 강점을 십분 활용해 세계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는지를 주목해야 한다. 침체기에 주요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간다면 글로벌 자동차산업에서 한국차의 위상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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