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마진거래 '투자자 90% 손실+불법 기승' >


금융당국이 16일 FX(외환)마진거래와 관련한 단속과 감독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불법거래 등 각종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FX마진거래는 소액의 증거금으로 '대박'을 노리는 투기성 수요가 강해 금융당국의 증거금률 인상(2%→5%)과 불법행위에 대한 단속 강화로 이른바 '와타나베 부인' 신드롬(증후군)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와타나베 부인'은 제로금리 상태인 일본을 벗어나 해외로 투자기회를 찾아나선 일본 주부들을 일컫는 단어로, 이들이 즐겨 사용했던 투자방식이 바로 FX마진거래다.

직장인 A씨는 소액 투자만으로도 단기에 거액을 벌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국내 선물회사를 통해 2천달러(약 256만원)을 FX마진거래에 투자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반대매매를 당해 불과 며칠 만에 투자금액의 50%에 해당하는 128만원을 잃었다.

A씨와 같이 FX마진거래로 '대박'을 기대하고 투자에 나섰다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개인 투자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FX마진거래는 일정액의 증거금을 국내 선물회사나 중개업체에 예치해 두고 특정 해외 통화의 변동성을 예측해 해당 통화를 사고파는 외환선물거래의 일종이다.

개인투자자들도 중개 역할을 하는 국내 선물사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직장인은 물론, 심지어 주부들까지 FX마진거래에 대거 몰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FX마진거래는 소액의 증거금(증거금률 2%)으로 최대 50배까지 투자가 허용돼, 환율 움직임을 잘못 예측하면 한마디로 '쪽박'을 찰 가능성이 큰 고(高) 위험 파생상품이다.

환율이 예측과 다른 방향으로 1∼2% 정도만 변동해도 손절매 제도에 따라 강제로 반대매매를 당할 위험성이 크다.

국내 FX마진거래 계약금액은 2005년 1조2천822억원에서 지난해 453조8천244억원, 올해 들어 5월 말 현재 361조4천604억원 등 해마다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은 지난해 92%에서 올해 현재 99%로 급증했다.

문제는 투자손실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FX마진거래로 인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은 2007년 118억원에서 지난해 489억원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올해도 5월 말 현재 449억원을 기록해 벌써 지난해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전체 FX마진거래계좌(5천958계좌) 가운데 손실 계좌도 90%(5천386계좌)에 달하고 있으며, 전체계좌의 70% 정도가 거래를 시작한 지 15일 이내에 손실 확대로 반대매매를 당했다. 3일 이내에 반대매매를 당한 경우도 40% 수준에 달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이번에 증거금률을 기존 2%에서 5%로 올려 레버리지를 기존 50배에서 20배로 줄이기로 했다.

자본시장법상 개인투자자는 국내 투자중개업자를 거쳐서 FX마진거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올해 5월까지 최소한 600명 이상이 해외 선물업자와 불법으로 직거래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불법거래는 인터넷 커뮤니티와 불법 투자방 등을 통해 해외 선물업자를 소개받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투자자는 중개업자에 지불하는 수수료를 절약하고, 일종의 브로커인 불법 소개자는 해외 선물사로부터 리베이트를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선물업자와의 직접 거래는 해외 선물업자 가운데 무자격자도 있어 투자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피해를 볼 수도 있다.

FX마진거래로 연 30∼60%의 고수익을 내걸고 투자자금을 유치하는 유사수신행위도 적발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6개 업체가 FX마진거래 유사수신행위 혐의로 적발돼 경찰에 수사통보 됐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무등록 불법 사설교육도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은 FX마진거래는 투기적 수요에 따라 위험성이 큰 데다 각종 불법행위에 의한 2차 피해 우려 등으로 투자에 앞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외화와 외화 간 FX거래로서, 환율 변동성 예측이 어렵고 환율의 일시적 급변동에 의존한 초단타 거래의 성격이 짙다고 진단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제3회 보훈신춘문예 기사뷰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