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배 넘는 억대 성과급 챙겨 도덕적 해이 심각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가 지난해 적자로 돌아서는 등 순익이 급감하는데도 불구하고 사장 등 임원의 연봉과 성과급을 해마다 늘리는 등 돈 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3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한전의 당기순이익은 2003년 2조3159억원에서 2004년 2조8808억원, 2005년 2조4486억원, 2006년 2조705억원, 2007년 1조5568억원으로 감소하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2조9525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이 같은 경영실적 악화는 재무 건전성 악화로 이어졌다. 한전의 부채는 2003년 18조8270억원에서 2004년 18조6404억원, 2005년 19조4212억원, 2006년 20조5742억원, 2007년 21조6119억원, 2008년 25조9292억원으로 급증했다. 부채비율 역시 2004년 46.3%에서 지난해 63.3%로 5년 새 20%나 늘어난 상태다.
반면 한전 사장 및 감사의 연봉은 해마다 늘고 있고 여기에 연봉의 2배가 넘는 억대 성과급까지 챙기고 있어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한전 사장의 경우 2003년 8270만원이던 연봉이 2004년 9080만원, 2005년 9260만원으로 늘더니 2006년에는 1억142만원으로 억대 연봉을 기록한 뒤 2007년 1억345만원으로 연평균 6%씩 꾸준히 상승했다.
감사 역시 2003년 8081만원이던 연봉이 2004년 8873만원, 2005년 9050만원, 2006년 9928만원, 2007년 1억127만원으로 1억원을 돌파하는 등 연평균 6%씩 올랐고, 상임 이사의 경우에도 2003년 7829만원이던 연봉이 2004년 8592억원, 2005년 8764만원, 2006년 9614만원, 2007년 9807만원 등으로 6%씩 증가하는 등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경영 악화에도 불구하고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성과급 규모까지 꾸준히 늘고 있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장·감사의 경우 연봉 외에 성과급 지급 규모는 2003년 연봉의 77%, 2004년 105%, 2005년 177%, 2006년 164%, 2007년 150.6%로 급증했다.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에도 성과급은 줄기는 커녕 200%로 오히려 늘었다.
상임 이사의 성과급도 2003년 76.2%, 2004년 76.5%, 2005년 99.3%, 2006년 97.7%, 2007년 98.7%, 작년 100%로 꾸준히 늘고 있다.
작년 6월 현재 한전은 인건비성 경비로 전체 직원 2만1012명에게 6927억9200만원을 지급했다.
한전 손종구 급여복지팀장은 사장은 물론 임원의 연봉 및 성과급 삭감여부에 대해 “현재 사장을 포함한 임원의 경우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 등 참여의식 확산을 위해 올해 기본급의 10%를 자진 반납한데 이어 5.5%를 자진삭감했다”며 “성과급의 경우에는 우리가 결정하는게 아니고 정부에서 성적을 평가해서 지급하는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경제정책팀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