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연이틀 상승 기대고조… 전문가 의견은 갈려
1월 주식시장에서 유동성랠리에 대한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한 유동성 확대에 나선 가운데 국내외 증시가 연초부터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코스피는 미국증시 급등 소식에 힘입어 전날보다 16.17포인트(1.39%) 오른 1173.57을 기록하며 7거래일 만에 1170선을 회복했다.
전문가 사이에선 과거 폭락장 이듬해 지수 흐름을 예로 들며 상승장에 무게를 두는 낙관론과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섣부른 기대를 자제해야 한다는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시중자금 상황 우호적=먼저 정부가 적극적인 경기부양정책을 펴면서 시중 자금상황이 호전되고 있는 점이 1월 상승장을 이끌 가장 큰 호재로 꼽히고 있다.
이재만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대비 머니마켓펀드(MMF) 비중은 16%로 1998년 이후 평균치인 13%를 크게 웃돌고 있다"며 "이같은 시중 자금상황 개선은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유동성랠리에 대한 기대에 한몫하고 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장세 여건이 충족되는 시기에는 경기불황에 따른 실업률 증가와 기업 부도 같은 악재에 시장 참여자가 둔감해진다"며 "반면 금리에 민감한 업종이 시장을 주도하게 되는데 최근 상황이 이와 유사하다"고 전했다.
다만 유동성 장세가 진정한 의미를 갖기 위해선 경제 기초체력인 펀더멘털 회복이 먼저 확인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용현 연구원은 "경제 펀더멘탈이 회복이 선행돼야 실적장세로 이어지면서 추세적인 상승이 가능하다"며 "실적장세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주가 상승은 미니랠리에 그칠 수밖에 없고 재차 조정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바닥확인 아직 일러=경기 바닥 신호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시장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상반기 국내총생산(GDP)과 기업실적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세계적인 금리인하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금리인하 상황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며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가기 보다는 안전자산에 유입돼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대비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고 전했다.
경기회복 기대감 역시 유동성랠리에서 기본 조건이지만 선진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신흥국도 성장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성진경 연구원은 "추가적인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존재하는 한 채권 강세가 이어질 것이고 이는 증시로 시중자금이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유동성랠리는 기준금리 인하가 마무리되고 주요 경기선행지수가 호전될 것으로 보이는 하반기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혜승 기자 haro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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