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앤이슈] 울산항 2040 성장축 '에너지·북극항로'…계획 넘어 실행이 관건

  • 울산항만공사, 2027~2040 중장기 전략 확정…물동량 2억5000만톤 목표

  • LNG·메탄올·수소·암모니아 인프라 확대…친환경 선박연료 시장 공략

  • 북극항로 4척 기항 성과 넘어 배후화물·전용부두·선사 확보가 지속성 좌우

울산항 전경 사진울산항만공사
울산항 전경. [사진=울산항만공사]


울산항이 2040년을 향한 미래 성장축으로 '국가 에너지 안보 거점'과 '북극항로'를 전면에 내세웠다.

기존 석유와 석유화학 중심의 액체화물 항만에서 LNG와 메탄올, 수소·암모니아 등 차세대 에너지 물류를 확대하고, 북극항로를 울산의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배후산업과 연결해 새로운 화물과 항만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울산항만공사(UPA)는 최근 항만위원회를 통해 2027~2040년 중장기 경영목표를 확정하고 세부 실행계획에 들어갔다. 2040년 총 물동량 2억5000만톤을 목표로 에너지 취급부두 확보와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확충, 북극항로 연계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전략의 관건은 실행력이다. 에너지 물류와 북극항로가 이미 울산항의 미래 성장축으로 제시돼 온 만큼 앞으로는 실제 전용부두와 저장시설을 얼마나 확보하고, 신규 화물과 선사를 얼마나 끌어오느냐가 성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에너지 물류항' 넘어 국가 에너지 안보 거점으로


울산항의 가장 큰 경쟁력은 에너지다.

울산항은 석유와 석유화학 제품을 중심으로 국내 최대 액체화물 처리항으로 성장해 왔으며, 배후에는 대규모 정유·석유화학 산업단지가 자리하고 있다.

이번 2040 전략은 기존 '에너지 물류항'의 역할을 국가 에너지 공급망과 안보를 뒷받침하는 전략적 거점으로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UPA는 에너지 취급부두를 확보하고 기존 석유 중심 물류에 LNG와 메탄올, 수소·암모니아 등 차세대 에너지를 더해 취급 화물의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친환경 선박연료 시장도 주요 성장 분야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감축 규제가 강화되면서 글로벌 선사들의 친환경 연료 전환이 빨라지고 있어 항만 간 연료 공급 경쟁도 확대되고 있다.

울산항은 기존 액체화물 저장·하역 인프라와 에너지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LNG와 메탄올, 암모니아 등 차세대 선박연료 공급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

기존 석유화학 화물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친환경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형성되는 새로운 시장을 얼마나 선점하느냐가 앞으로의 과제다.
 

북극항로, '몇 척 들어왔나'보다 무엇을 싣고 내렸나


북극항로도 이번 중장기 전략의 핵심축이다.

울산항은 올해 북극항로를 통과한 선박 4척이 기항하면서 역대 최다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척에서 크게 늘었고, 2016년 이후 누적 기항도 22회로 증가했다.

올해 기항한 선박들은 기타광석과 펄프 등 모두 3만1000톤의 화물을 처리했고, 이 가운데 3척은 총 1500톤의 선박연료를 공급받았다. 북극항로 선박 유치가 단순 기항을 넘어 하역과 급유 등 실제 항만서비스로 이어진 것이다.

UPA의 다음 과제는 북극항로 선박이 울산항에서 화물을 싣고 내리고, 연료 공급과 선박 정비·보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특히 울산은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 에너지 산업이 밀집해 있어 이들 배후산업에서 발생하는 수출입 물동량을 북극항로와 연결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북극항로는 계절적 운항 제한과 쇄빙선, 운항 안전성, 보험료 등 상용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변수도 적지 않다.

결국 울산항의 북극항로 전략도 단순한 기항 횟수보다는 실제 화물 처리와 항만서비스 이용을 얼마나 늘리느냐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배후산업 강점 있지만 지역 화물 다른 항만 유출은 과제


울산항이 에너지와 북극항로를 미래 성장축으로 삼을 수 있는 배경에는 울산의 산업구조가 있다.

울산은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 비철금속, 에너지 등 대규모 제조업이 집적돼 있어 항만 바로 뒤에 수출입 화물을 만들어내는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지역에서 생산되는 화물이 모두 울산항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컨테이너 화물의 경우 울산지역 기업들이 부산항 등 다른 항만을 이용하는 비중이 적지 않아 지역 화물의 역외 유출 문제도 계속 제기돼 왔다.

북극항로 역시 선박을 유치하는 것만으로 지속적인 물류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울산과 인근 산업단지에서 북극항로를 통해 수출입할 화물을 실제로 발굴해야 한다.

울산의 자동차와 석유화학 제품뿐 아니라 포항·경주의 철강·소재·자동차부품 등 동해안 산업권의 화물까지 연계할 경우 북극항로 전략의 외연도 넓어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항만시설뿐 아니라 도로·철도와 배후단지, 물류기업, 화주와 선사가 함께 움직이는 구조가 필요하다.
 

2040 미래지도, 전용부두·화물·선사 확보가 성패 가른다


UPA가 제시한 2040년 울산항의 방향은 비교적 분명하다.

기존 석유 중심의 에너지 물류 경쟁력을 차세대 에너지로 확장하고, 이를 북극항로와 연결해 새로운 화물과 항만서비스 시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항만 인프라 사업은 계획부터 준공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시설을 확보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화물과 선사가 들어오는 것도 아니다.

선사는 운항비와 항만비용, 화물 확보 가능성을 따지고, 화주는 기존 물류망을 바꿀 만큼 운송비와 시간 측면에서 실질적인 이점이 있어야 울산항을 선택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에너지 취급부두와 저장시설 확충,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 확대, 북극항로 이용 선사와 배후화물 확보 등이 단계적으로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

지역 기업의 울산항 이용률을 높이는 문제도 함께 풀어야 한다. 신규 화물을 발굴하는 동시에 기존 지역 화물의 역외 유출을 줄여야 전체 물동량 확대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변재영 UPA 사장은 "이번 2040년 중장기 경영전략 개선은 급변하는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을 기회로 바꾸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며 "울산항이 글로벌 에너지 물류의 중심이자 미래 해운시장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울산항이 그린 2040 미래 성장지도의 방향은 에너지와 북극항로로 모아졌다. 앞으로는 이를 실제 부두와 저장시설, 화물과 선사, 배후산업의 물류 수요로 얼마나 연결하느냐가 전략의 성과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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