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음악 플랫폼들은 국내와 달리 AI 음원에 대한 자체 관리 기준을 마련하고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AI 생성 여부를 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거나 추천 알고리즘과 저작권료 정산에서 제외하는 등 대응 범위를 넓히고 있다.
프랑스 음원 플랫폼 디저(Deezer)는 자체 AI 탐지 기술을 통해 생성형 AI 음원을 식별하고 별도 표시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AI 생성 음악을 알고리즘 및 편집자 추천 플레이리스트에서 제외하고, 부정 스트리밍으로 발생한 수익도 정산 대상에서 제외한다. 지난 10월에는 이용자가 AI 생성 음악을 검색 결과에서 제외할 수 있는 필터 기능도 발표했다. 2025년부터 올해 8월까지 추천에서 제외한 AI 음원은 4200만곡을 넘어섰다.
프랑스 코부즈(Qobuz)도 자체 탐지 기술을 활용해 AI 음원을 표시하고 편집자 추천과 알고리즘 추천에서 제외한다. 부정 스트리밍으로 판단된 AI 음원에 대해서는 저작권료 정산도 제한한다. 미국 타이달(Tidal)은 전적으로 AI가 생성한 음원에 별도 표시를 적용하고 저작권료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용자가 AI 표시 음원을 개인화 추천에서 제외하거나 재생하지 않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스포티파이와 유튜브뮤직은 음원 공급자의 신고와 자체 검수 등을 통해 AI 활용 여부를 확인하고 표시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AI로 만들어진 가상 아티스트에 'AI 페르소나' 표시를 부착하고 추천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유튜브뮤직도 생성형 AI 음악에 별도 라벨을 적용하고 있다. 애플뮤직은 음원 공급자가 AI 활용 여부를 표시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음반사들은 AI 기업과의 관계에서도 대응을 구체화하고 있다.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는 동시에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AI 음악 사업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워너뮤직그룹(WMG)은 AI 음악 생성 기업 유디오(Udio)·수노와 각각 저작권 분쟁을 합의로 마무리하고 제휴 관계로 전환했다. 유니버설뮤직그룹(UMG)도 유디오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반면 소니뮤직은 유디오와 수노를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독립 음반사와 유통사를 대표하는 머린(Merlin)도 유디오와 제휴해 회원사들이 보유한 음원을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빌리브(Believe) 역시 수노와 라이선스 협력 관계를 맺었다. 음반사들이 AI 기술을 일괄적으로 배척하기보다 자사 음원의 무단 활용을 막는 동시에 정당한 보상을 전제로 새로운 수익 모델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국제 음악 업계 차원의 표준 마련도 진행 중이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 등 음악 관련 단체들은 AI가 음악을 전적으로 생성한 경우인 'AI-생성'과 인간 창작자가 AI를 보조적으로 활용한 'AI-어시스티드'를 구분하는 자율 표기 기준을 제안했다. AI 활용 여부뿐 아니라 인간의 창작 기여 정도를 구분해 이용자에게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해외 사례는 AI 음원에 대한 대응이 단순한 표시 의무를 넘어 플랫폼의 추천·유통 정책과 음반사의 저작권 관리 체계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에서도 AI 음원이 차트 상위권에 진입하는 등 시장 변화가 가시화한 만큼 공통 가이드라인 마련과 함께 플랫폼 차원의 구체적인 대응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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