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탈출 착시효과] 전기차 늘수록 중국산 부품 '불티'…궁지 내몰리는 국내 부품사

  • 中 자동차 부품 수입액 8.9% 증가 전체 수입의 절반 육박

  • 전동화 확대될수록 국내 부품사 설 자리 좁아져

국내 완성차 부품사의 중국 수입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사진챗GPT 생성
국내 완성차 부품사의 중국 수입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사진=챗GPT 생성]
테슬라와 볼보에 전기차 부품을 납품하는 경북 칠곡 소재 A사는 최근 중국산 금형 추가 수입을 고심하고 있다. 최근 테슬라가 3·4차 협력사까지 관리하며 원가 절감 압박을 강화하자, 국산보다 중국산 금형을 쓰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A사 대표는 "차량 모델이 바뀔 때마다 금형을 새로 제작하거나 기존 금형을 수정해야 해 값싼 중국산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프레임 등은 국산을 사용하고 있지만 중국산 금형은 가격이 절반 이하로 낮아 수입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중국산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납품처인 완성차업체의 원가 절감 압박에 부품사는 중국산 비중을 늘리며 대응하는 추세다. 20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산 자동차 부품 수입액은 23억8955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자동차 부품 수입액(48억4170만 달러)에서 중국산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49.4%에 달했다.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과정에서 국내 완성차 업체에 대한 중국 자본의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도 중국산 부품 비중 확대에 영향을 미친다. 르노코리아가 지난해 중국 지리그룹에 지급한 차량·부품 및 기술 등 매입액은 9527억원으로 전년 대비 82% 급증했다. 최근 차세대 중형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SUV 'SE10' 개발을 착수한 KG모빌리티(KGM)는 올해 중국 체리그룹에 지급한 금액이 8400만 달러에 달한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전기차 아이오닉 V 가격을 2000만원대로 낮추는 과정에서 중국 현지 부품사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산 자동차 부품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주요 품목에서도 확인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 발간한 '우리나라 주요 제조업 생산 및 공급망 지도'를 살펴보면 자동차용 섀시 수입액에서 중국산 비중은 지난해 기준 100%다. 차체(99%), 에어컨(95%), 휠(91%), 창문(87%), 기타 차량 부품(85%), 에어백(80%) 등도 수입액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다.

이들 부품은 내연기관차는 물론 전기차에도 공통으로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전기차 제조 과정에서 소요되는 부품은 내연기관차의 절반 수준이다. 내연기관차에는 약 3만개의 부품이 들어가지만 전기차는 1만5000개 안팎으로 알려졌다. 엔진 등 중국산이 비교 열위에 있는 핵심 부품 상당수가 불필요하다. 결국 완성차 업계의 전동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값싼 중국산 부품이 파고들 여지는 더 커진다. 

대구지역 현대차그룹 2차 협력사 B사 대표는 "부품 수는 갈수록 줄어드는데 1차 협력사는 완성차 업체로부터 납품 가격을 20% 낮추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국산보다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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