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전역을 뒤흔든 대규모 시위가 격화한 배경에는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14세 소년이 경찰이 발사한 최루탄에 얼굴을 맞아 중상을 입는 등 미성년자 피해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커졌다는 지적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달 말 프랑스 파리 외곽의 한 직업고등학교 인근에서 경찰이 시위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14세 소년 에당(가명)이 얼굴에 최루탄을 맞아 크게 다쳤다. NYT가 확인한 영상에는 경찰관이 약 2m 거리에서 에당의 얼굴을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 사고로 에당은 턱뼈가 부러지고 치아 여러 개가 파손됐다. 변호인에 따르면 현재 심리적 충격이 큰 상태로, 턱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말하거나 음식을 먹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NYT가 입수한 의료 기록에는 에당이 최소 6주간 치료가 필요한 중상을 입었으며, 치료 후에도 턱 운동 제한과 만성 통증이 남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최루탄을 발사한 경찰관은 현재 직무가 정지된 상태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에당 측 변호인은 해당 경찰관을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당시 상황을 둘러싼 진술은 엇갈리고 있다. 해당 경찰관은 최루탄을 발사할 당시 동료 경찰관이 위험에 처했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에당이 시위대의 일원이었다고 보고 있지만, 현장에 있던 교사 등은 에당이 시위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당은 사고 당일 어머니에게 "도로가 봉쇄됐다. 집으로 가는 중"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시위 현장에서 약 50m 떨어진 주차장에서 상황을 지켜보며 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당은 저소득층 가정 출신 학생들이 주로 다니는 직업훈련 기관에 불과 몇 주 전 입학한 신입생이었다.
에당이 최루탄에 맞는 영상이 알려지면서 프랑스 전역에서 분노가 일었고, 이는 더 격렬한 시위로 이어졌다. NYT는 이 사건이 학생과 시민들이 거리로 나서는 또 다른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미성년자가 경찰의 진압 장비에 다친 사례는 또 있다. NYT에 따르면 프랑스 검찰과 감찰기관은 최근 시위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경찰의 위법행위 의혹 최소 34건을 조사하고 있다.
프랑스 내무부가 밝힌 사례에는 경찰이 사용한 섬광탄 폭발로 15세 소년의 왼손이 절단된 사건과 16세 소년이 눈에 고무탄을 맞은 것으로 추정되는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된 사건 등이 포함됐다.
이처럼 미성년자 피해가 잇따르면서 경찰의 강경 대응이 오히려 시위를 키웠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프랑스 경찰의 시위 진압 방식을 둘러싼 논란은 과거에도 존재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이어진 '노란 조끼' 운동 당시에도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이 발사한 고무탄에 맞아 한쪽 눈의 시력을 잃기도 했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의 세바스티앙 로셰 교수는 "지난 10년간 변화해 온 정부의 법 집행 방식이 지금 10대들에게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며 "정부는 이러한 무기 사용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프랑스에서는 생활비와 유류비 상승, 교육 환경 악화 등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방화와 약탈 등 폭력 사태까지 발생한 가운데 경찰의 진압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도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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