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딸 박근혜에게 편지…"내가 맞고 어머니가 살았더라면"

  • 부고 듣고 귀국길에 전달 받아…유영하 "영화 없었으면 공개 안됐을 것"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74년 8월 17일 작성된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딸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복사본을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74년 8월 17일 작성된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딸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복사본을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4년 육영수 여사 사망 이후 자신의 딸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낸 친필 편지가 2일 처음으로 공개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편지를 통해 "내가 (흉탄을) 맞고 어머니가 살았드라면(살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몃번이고(몇 번이고) 생각해 본다"고 당시의 비통한 심정을 드러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최측근인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당시 사건과 관련해 보관하고 있던 자료를 전달해줬다"며 "육 여사 서거 이틀 후인 1974년 8월 17일 오후 10시에 쓰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또 "앞으로 10시간만 있으면 근혜가 도라온다고(돌아온다고) 생각하니 일각이 여삼추(一刻이 如三秋)와 같이 기다려지면서도 현관에서 아버지 혼자 너를 마중할 일을 생각하니 앞이 캄캄하구나"라고 공허한 마음을 전했다.

이 밖에도 편지에는 "아버지도 처음에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해서 정말 마음을 가눌 수가 없었다" "이런 엄청난 일을 당하고 보니" 등 육 여사의 사망을 예상하기 어려웠음을 암시하는 글이 적혀 있었다.

이 편지는 당시 프랑스에서 유학 중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육 여사 사망 소식을 듣고 귀국하던 중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육 여사 사망 사건을 주제로 다룬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이 번지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공개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도 "그 편지는 세상에 내놓을 일이 없었기 때문에 개인(박근혜 전 대통령)이 간직하고 계셨던 것"이라며 "이 영화가 없었더라면 이 편지는 세상에 공개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경축식에서 육 여사가 재일교포 문세광의 총탄에 맞아 사망한 사건을 소재로 했다. 당시 수사당국은 재일교포 문세광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암살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육 여사가 사망했고, 문세광은 조총련(재일본조선인총련합회)계 인물과 연계돼 있던 것으로 결론내렸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이 사건을 소재로 영화를 제작하면서 당시 육 여사의 사망에 중앙정보부(중정) 윗선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반영했다. 영화가 시작할 때 "실화를 바탕으로 창작됐다"고 고지하지만 영화 후반에 당시의 실제 영상과 기록을 사용하는 등 관객이 역사적 사실과 창작을 헷갈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유 의원은 "제작사는 '진실'이라는 표현을 영화 홍보에 활용했다. 국민은 '도대체 이 영화가 말하는 진실이 무엇이냐'고 물을 수밖에 없다"며 "창작과 표현의 자유가 객관적인 역사적 사실을 마음대로 뒤집을 수 있는 면허는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창작의 자유는 무제한의 절대적인 자유가 아니며 책임에서 자유로운 특권이 존재하지도 않는다"며 "이번에 공개된 편지는 편향된 음모론을 세상에 전염병처럼 퍼뜨리고 싶어 하는 좌파의 역사 왜곡을 바로잡을 몽둥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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