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돌아온 정주영 "길 없으면 만들면 돼"…'창립 50주년' 현대코퍼, 제조·현지 경영에 미래 건다

  • 정몽혁, 무역에 제조 붙이고 해외 거점 권한 확대…다음 50년 성장전략 제시

  • 싱가포르·LA부터 독자 사업 발굴·투자…전 세계 10개 권역으로 확대

현대코퍼레이션 30일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인공지능AI로 제작한 정주영 명예회장의 모습 사진현대코퍼레이션
현대코퍼레이션 지난 29일 열린 창립 50주년식을 기념해 제작한 인공지능(AI) 정주영 명예회장의 축사 영상 모습. [사진=현대코퍼레이션·AI 생성]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어 나가면 된다."

현대코퍼레이션그룹 창립 50주년 행사에 인공지능(AI)으로 구현된 정주영 명예회장이 등장했다. 과거 수출 개척의 상징이었던 창업자의 메시지를 현재에 다시 불러낸 동시에, 회사는 앞으로의 50년을 무역회사에 머물지 않고 제조업과 글로벌 현지 경영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바꾸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현대코퍼레이션그룹은 지난 29일 서울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국내외 임직원과 글로벌 스태프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5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고 30일 밝혔다. 행사는 정몽혁 회장 기념사와 미래 비전 선포, AI로 재현한 정주영 명예회장의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AI 영상 속 정 명예회장은 "밖에서 벌어 안을 살찌운다"는 창업 철학을 되짚었다. 이어 "수많은 실패 속에서도 다시 도전했느냐가 중요하다"며 현대코퍼레이션의 다음 50년에도 개척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1976년 현대종합상사로 출발해 현대그룹의 해외 수출창구 역할을 맡았다. 호주 드레이튼 탄광과 예멘 마리브 유전 개발, 북방교역 개척 등을 거치며 사업 영역을 넓혔다. 이후 외환위기와 워크아웃을 겪었지만 2009년 현대 계열로 복귀했고 2016년 계열 분리 이후 독립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정몽혁 회장은 이날 앞으로의 성장 방향으로 '무역과 제조의 융합'을 첫 번째 축으로 제시했다. 기존 무역 네트워크를 활용해 제조기업 인수와 직접 생산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지난해 자동차 부품기업 루치노바를 인수한 데 이어 향후 5년 내 국내외 중견 제조기업 인수를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갖춘 대형 제조기업 확보도 검토한다.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그룹 회장이 지난 29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 창립 50주년 기념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코퍼레이션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그룹 회장이 지난 29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창립 50주년 기념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코퍼레이션]


두 번째 축은 해외 거점을 사실상의 본사로 키우는 '네스트(NEST) 기능 혁신'이다. 지금까지는 권역별 해외 지점이 본사의 사업을 지원하는 성격이 강했다면 앞으로는 각 권역이 독립적으로 사업을 발굴하고 투자까지 결정하도록 권한을 확대한다.

우선 3년 내 싱가포르와 로스앤젤레스를, 5년 내 프랑크푸르트와 도쿄를 글로벌 본사로 육성한다. 이후 중국과 호주, 아중동, 서남아, 독립국가연합(CIS), 중남미까지 모두 10개 권역이 각각 본사 기능을 수행하는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현대코퍼레이션이 그리는 다음 50년은 결국 '서울 본사 중심의 종합상사'에서 벗어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무역을 기반으로 제조를 붙이고 해외 거점에 사업개발·투자 기능까지 부여해 여러 개의 본사가 동시에 움직이는 구조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정몽혁 회장은 "일시적으로 1등하는 기업이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도 스스로 변화하고 성장하며 오래도록 지속가능한 일류기업을 만들고 싶다"며 "지난 50년이 도전과 개척의 역사였다면 앞으로의 50년은 100년 기업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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