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이 기차표를 예매해야 할 경우, KTX 애플리케이션(앱)을 직접 설치하고 표를 예매하는 과정 조차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화를 걸어 인공지능(AI) 에이전트에게 이 과정을 맡길 수 있다면 전국민이 AI의 효용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현덕 SK텔레콤 에이닷전화 담당은 지난 22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모두의 AI' 인터뷰에서 이같은 미래를 구상하며 "과거 전화·문자가 '연결'을 목표로 했다면, AI 시대에는 전화·문자를 통해 이용자 대신 업무를 수행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모두의 AI'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SKT는 전화·문자를 통한 AI 접근성 향상에 주목하고 있다. 앱 중심의 AI 이용 방식에서 소외되기 쉬웠던 디지털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별도 앱 설치 없이 전화·문자 만으로 AI 서비스를 이용하는 '앱리스(App-less)'도 추진 중이다. 조 담당은 "전화와 문자는 매우 전통적이지만 도달률은 100%였다"며 "전화를 통해 원하는 것을 말해주면 나를 이해해 해결해주는 서비스를 실현시키는 '진정한 내 비서' 개념을 이번 프로젝트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SKT는 단순한 질의응답을 위한 '받는 전화'를 넘어, AI 에이전트가 이용자를 파악해 스스로 업무를 해결하는 '거는 전화' 중심의 실행형 에이전트로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중이다. 예컨대 병원을 예약한 이용자가 당일 일정을 잊어버린 경우 AI가 아침에 먼저 전화를 걸어 '병원에 가야 한다'고 설명해 주고, 또 택시를 예약해 예약된 병원까지 이동시키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나아가 결제까지 진행해주는 시스템도 고안 중이다.
조 담당은 "식당에서 에이전트가 전화를 걸어 입장 시간을 알려주고, 전화를 받지 못하면 그 사실도 분명하게 확인되는 등의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며 "일상 서비스 영역을 계속 확대하는 것이 우리 방향"이라고 했다.
통신사에 상관없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가 목표다. 전화와 문자를 AI의 도구로 활용해 최대한 많은 국민에게 보편적 AI를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SKT는 자연스러운 통화·문자 AI 서비스 구현을 위해 기술력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 선보인 '에이 닷 엑스 케이투(A.X K2)'도 최종 단계에 진출한 만큼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A.X K2의 특정 모델을 우리 용도에 맞게 기본학습(파인튜닝)을 시키면 사용할 수 있다고 본다"며 "향후 새로운 모델이 나오면 최적화 과정을 거쳐 알맞은 모델을 탑재해 시스템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용자가 의도한 맥락을 이해하고 대화 흐름을 해석할 수 있도록 음성인식(STT) 정확도를 높이는 데도 중점을 두고 있으며, 사투리 등 변칙적인 상황까지 대비하고 있었다. 조 담당은 "중국 기업 모델의 학습 시간과 비교해도 훨씬 더 많은 양을 학습시켰다"며 SKT의 높은 완성도를 기대했다.
통화 흐름의 핵심인 지연 시간도 마찬가지다. 지연 시간이 2초 안팎으로 넘어가면 대화가 부자연스럽게 이용자 불편이 커진다. SKT는 안정적인 음성을 보장하고 대화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그는 "SKT의 STT와 음성합성(TTS)은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에서 개발 중인 경량 모델을 연결해 시간을 단축하고자 하고 있다"며 "현재 기술 수준에서 가장 이상적인 1~1.5초를 구현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안도 대비했다. 조 담당은 "우리는 전국 단위 이동통신망에 통화 에이전트와 연결하는 데, SKT 내부망에서 업무가 이뤄지고 그 내부는 보안 구역이기 때문에 아무나 접근할 수 없도록 했다"고 말했다.
SKT는 이번 모두의 AI 사업을 통해 연말까지 활성 이용자 500만명을 목표로 정부와 협의 중이다. 이에 조 담당도 "전화·문자 에이전트도 목표에 맞게 좋은 품질이 나오도록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달 베타 서비스 기간에는 대신 걸기와 대신 받기 기능을 시범적으로 선보이고, 오는 12월에는 두 기능의 완성도를 높여 대중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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