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호텔 in] 별 대신 '키'…미쉐린은 어떤 호텔에 문을 열었나

  • 한국 9곳 선정…2키 3곳·1키 6곳

  • 시그니엘 서울·부산 2키 유지

  • 포시즌스 서울은 1키서 승급

  • 발리 만다파 2년 연속 최고 3키

  • 베트남 무 캉 차이도 1키 신규 진입

레스토랑에 ‘별’이 있다면 호텔에는 ‘키’가 있다.

미쉐린 가이드가 호텔의 숙박 경험을 평가해 부여하는 ‘미쉐린 키(MICHELIN Key)’다. 올해 전 세계에서 2832개 호텔이 키를 받았다. 한국에서는 9곳이 이름을 올렸다. 최고 등급인 3키는 없고 2키 3곳, 1키 6곳이다.

평가 대상은 시설에 그치지 않는다. 미쉐린은 건축과 인테리어 디자인, 서비스의 품질과 일관성, 호텔 고유의 개성과 특성, 가격 대비 가치, 지역 및 주변 환경과의 연계 등 5가지 기준을 적용한다. 호텔이 무엇을 갖췄는지뿐 아니라 그곳에서 어떤 숙박 경험을 제공하는지를 함께 보는 셈이다.
 
시그니엘 서울과 부산이 ‘미쉐린 2키’ 호텔에 선정됐다 사진롯데호텔앤리조트
시그니엘 서울과 부산이 ‘미쉐린 2키’ 호텔에 선정됐다. [사진=롯데호텔앤리조트]

◆한국 2키 호텔 3곳…포시즌스 서울 한 단계 상승

미쉐린 가이드가 지난 18일 발표한 ‘2026 미쉐린 키 셀렉션’을 보면 전 세계 3키 호텔은 155곳이다. 2키는 657곳, 1키는 2020곳이다.

1키는 ‘매우 특별한 숙박 경험(A very special stay)’, 2키는 ‘탁월한 숙박 경험(An exceptional stay)’, 최고 등급인 3키는 ‘비범한 숙박 경험(An extraordinary stay)’을 뜻한다.

한국에서는 시그니엘 서울과 시그니엘 부산, 포시즌스 호텔 서울 등 3곳이 2키를 받았다.

시그니엘 서울과 부산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키를 유지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지난해 1키에서 올해 2키로 한 단계 올라섰다.

롯데월드타워 76~101층에 자리한 시그니엘 서울은 서울 도심과 한강을 내려다보는 초고층 입지를 갖췄다. 시그니엘 부산은 해운대를 배경으로 부산의 지역성을 공간과 식음 등에 반영했다.

광화문에 자리한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 대해 미쉐린은 한국적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과 객실에서 바라보는 궁궐과 산의 풍경 등을 주요 요소로 꼽았다. 미쉐린 1스타 중식당 ‘유유안’을 비롯한 식음시설과 스파, 호텔 곳곳의 예술 작품도 소개했다.

외국인 투숙객도 늘었다. 호텔 측 집계에 따르면 올해 7~8월 시그니엘 서울의 외국인 투숙객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증가했다. 시그니엘 부산은 같은 기간 약 60% 늘었다.
 
파라다이스시티 아트파라디소 로열 스위트 객실 사진파라다이스
파라다이스시티 아트파라디소 로열 스위트 객실 [사진=파라다이스]

◆영종도·제주도 2년 연속…충주는 새로 진입

국내 1키 호텔은 6곳이다. 이 가운데 파라다이스시티 아트파라디소와 JW 메리어트 제주 리조트 & 스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키를 받았다.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 있는 아트파라디소는 58개 객실을 모두 스위트룸으로 구성한 성인 전용 부티크 호텔이다. 현대미술 작품을 호텔 공간 전반에 활용했다. 지난 7월에는 프랑스 호텔·미식 가이드 ‘라 리스트’가 발표한 ‘라 리스트 호텔 2026’ 세계 1000대 호텔에도 포함됐다.
 
JW 메리어트 제주 더 라운지 테라스 사진JW 메리어트 제주
JW 메리어트 제주 더 라운지 테라스 [사진=JW 메리어트 제주]
JW 메리어트 제주는 제주 자연에서 착안한 건축과 디자인을 적용했으며 디자이너 빌 벤슬리가 디자인을 맡았다. 제주 해녀와 지역 식재료 등도 식음 콘텐츠에 활용하고 있다.

충북 충주의 유원재는 올해 처음 1키를 받았다. 이에 따라 국내 미쉐린 키 호텔은 지난해 8곳에서 올해 9곳으로 늘었다.
 
만다파 리츠칼튼 리저브 풀 사진만다파 리츠칼튼 리저브
만다파 리츠칼튼 리저브 풀 [사진=만다파 리츠칼튼 리저브]

◆발리 만다파 최고 3키…동남아 호텔도 잇단 선정

해외에서는 인도네시아 발리 우붓의 ‘만다파, 리츠칼튼 리저브’가 2년 연속 최고 등급인 3키를 받았다.

만다파는 아융강과 열대우림에 둘러싸인 곳에 자리한다. 발리 전통 마을에서 착안해 공간을 설계했으며 35개 스위트와 25개 풀빌라를 갖췄다. 계단식 논과 아융강 등 우붓의 자연환경을 호텔 공간에 반영했다.

태국 치앙라이의 ‘아난타라 골든 트라이앵글 엘리펀트 캠프 & 리조트’와 베트남 중부의 ‘반얀트리 랑코’는 2년 연속 2키를 받았다.
 
반얀트리 랑코 메인풀 사진반얀트리 랑코
반얀트리 랑코 메인풀 [사진=반얀트리 랑코]
아난타라 골든 트라이앵글은 태국 북부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에 자리하며 코끼리 보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반얀트리 랑코는 후에와 다낭 사이에 위치하며 베트남 전통 건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방콕의 두짓타니 방콕은 지난해 1키에서 올해 2키로 올라섰다. 1970년 처음 문을 연 뒤 대규모 재건축을 거쳐 다시 문을 연 호텔이다.

베트남 리젠트 푸꾸옥과 캄보디아 시엠립의 FCC 앙코르 바이 아바니는 나란히 2년 연속 1키를 유지했다.

베트남 북부 산악지대의 ‘가리야 무 캉 차이(Garrya Mu Cang Chai)’는 올해 처음 미쉐린 1키를 받으며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계단식 논으로 잘 알려진 무 캉 차이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조성된 산악 리조트다.
 
가리야 무 캉 차이 사진기수정 기자
가리야 무 캉 차이 [사진=기수정 기자]

◆시설에 머물지 않아...‘지역과의 연결’도 평가

미쉐린 키는 호텔의 규모나 시설만을 평가하지 않는다. 건축과 디자인, 서비스뿐 아니라 가격 대비 가치와 호텔이 자리한 지역 및 주변 환경과의 연계도 평가 기준에 포함한다.

선정 호텔의 형태도 다양하다. 서울의 초고층 호텔부터 제주 해안의 리조트, 발리 열대우림의 호텔까지 폭이 넓다. 베트남 북부 산악지역의 가리야 무 캉 차이와 역사적 건물을 활용한 시엠립의 부티크 호텔도 키를 받았다.

국내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한국의 미쉐린 키 호텔은 지난해 8곳에서 올해 9곳으로 늘었다. 충북 충주의 유원재가 처음 1키를 받았고,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1키에서 2키로 올라섰다. 국내 2키 호텔도 지난해 2곳에서 올해 3곳으로 늘었다.

한국에는 아직 최고 등급인 3키 호텔이 없다. 미쉐린이라는 하나의 평가 체계만으로 호텔의 경쟁력을 재단할 수는 없다. 다만 객실과 부대시설뿐 아니라 호텔이 자리한 지역의 자연과 문화, 역사 등을 숙박 경험과 어떻게 연결하느냐도 호텔을 평가하는 주요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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