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립합창단이 사랑과 음악, 목포의 근대예술사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은 무대로 시민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목포시립합창단은 지난 17일 오후 7시30분 목포문화예술회관에서 제84회 정기연주회 ‘S to S : Serenade to Soul(영혼을 향한 세레나데)’을 개최했다.
김선희 예술감독의 지휘와 해설, 김명주 연출로 진행된 이번 공연은 단순히 합창곡을 이어가는 기존 형식에서 벗어나 오페라와 영화음악, 목포의 근대사를 하나의 서사로 연결한 ‘해설이 있는 합창 인문학 콘서트’로 꾸며졌다.
공연은 1부 ‘오페라-사랑을 노래하다’, 2부 ‘영화-사랑을 보여주다’, 3부 ‘운명-사(死)에서 생(生)으로’ 등 세 개의 무대로 구성됐다.
2부에서는 영화 ‘뉴올리언스의 건배’의 ‘Be My Love’, ‘물망초’의 ‘Non ti scordar di me’,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Moon River’ 등 대중에게 친숙한 영화음악이 무대를 채웠다.
공연의 백미는 목포의 역사와 예술을 현재의 무대로 불러낸 3부였다.
올해는 우리나라 근대극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목포 출신 극작가 김우진의 서거 100주년이다. 합창단은 김우진과 우리나라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의 삶과 예술을 음악과 낭독, 무용으로 풀어냈다.
특히 김우진의 시 ‘사(死)와 생(生)의 이론’을 낭독과 음악으로 선보이고, 윤심덕의 취입곡과 프란츠 슈베르트의 ‘방긋 웃는 월계꽃’을 무대에 올렸다. 지난해 목포시립합창단 창단 40주년을 기념해 위촉·초연했던 창작곡 ‘청춘’도 다시 관객과 만났다.
김우진 서거 100주년을 맞아 새롭게 위촉한 김수영의 헌정시 ‘밤을 건너는 노래’와 ‘사의 찬미’까지 이어지면서 한 세기 전 목포를 배경으로 꽃피웠던 청춘과 사랑, 예술의 의미를 되짚었다.
특히 이날 공연은 예정된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관객들의 박수와 호응이 이어지며 앵코르 무대까지 마련됐다. 앵코르곡에서는 합창단과 객석의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노래를 함께 부르는 장면이 연출돼 눈길을 끌었다. 클래식·합창 공연을 일방적으로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연의 흐름과 음악을 이해하며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관객 문화가 공연장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공연을 관람한 한 시민은 “오페라와 영화음악에서 시작해 김우진과 윤심덕의 이야기까지 이어지는 구성이 인상적이었다”며 “마지막에는 관객들이 함께 노래하면서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사라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선희 목포시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는 “사랑이 시간을 건너 노래가 되어온 이야기”라며 “설렘에서 고백으로, 스크린의 순간들을 지나 한 작가의 청춘과 문장에 이르기까지 그 노래가 시민들의 마음에 닿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강성휘 목포시장은 국립의대 유치와 관련한 평화광장 집회 일정으로 공연에 참석하지 못했으며, 배우자가 대신 공연장을 찾아 시민들과 함께 정기연주회를 관람했다.
1985년 창단한 목포시립합창단은 올해 창단 41주년을 맞았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음악 콘텐츠로 재해석하는 공연을 이어가고 있으며, 오는 12월 18일에는 목포시민문화체육센터에서 목포시립무용단과 함께 송년 특별기획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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