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예고 단 5일·독단적 밀실행정' 규탄…교육·시민사회 377개 단체 "교육재정교부금 개편안 부결하라"

  • 2026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 국회 앞 천막농성장서 범국민 투쟁 선포

  • "내국세 20.79% 연동제 폐지는 교육자치 훼손이자 교육복지 축소"

  • "학생 수 감소 핑계로 교육예산 동결·삭감 안 돼"…현장 발언 쏟아져

  • 공청회 앞두고 천막농성 9일 차…사회적 공론화 기구 구성 촉구

전국 377개 교육·노동·학부모·학생·시민사회·지역단체가 참여한 ‘2026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은 15일 오전 국회 정문 앞 천막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김준환 기자
전국 377개 교육·노동·학부모·학생·시민사회·지역단체가 참여한 ‘2026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은 15일 오전 국회 정문 앞 천막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김준환 기자]
정부의 일방적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편안에 대한 국회의 졸속 심의·의결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교육·노동·시민사회의 강력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전국 377개 교육·노동·학부모·학생·시민사회·지역단체가 참여한 ‘2026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이하 긴급행동)은 15일 오전 국회 정문 앞 천막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편 추진을 규탄하며 내국세 20.79% 연동제 유지를 위한 범국민 투쟁을 선포했다.

이날 긴급행동은 정부가 50여 년간 유지된 교육재정 제도의 근간을 교육주체들과의 논의 없이 단 5일간의 입법예고만 거쳐 국회로 넘긴 것은 ‘밀실행정’이자 ‘교육자치 훼손’이라며 국회가 법안을 부결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현장 교육단체 대표들 “학생 줄어도 고정비·교육복지 수요 늘어…예산 삭감 안 돼”
이날 현장 발언에 나선 교육·노동계 주요 인사들은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교육재정을 축소·개편하려는 정부의 논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영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정부는 학생 수가 줄어 1인당 교부금이 늘어난다고 하지만 학교와 학급, 교직원을 유지하는 고정비용이 전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며 “물가와 인건비가 오르는 상황에서 예산 동결은 곧 삭감이며, 기초학력 지원·특수교육 확대 등 질 높은 투자가 필요한 교실의 현실을 외면한 무모한 정책에 국회가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성희 교사노동조합연맹 사무총장은 절차적 정당성 상실을 꼬집었다. 홍 사무총장은 “정부는 답을 정해놓고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입법예고 5일이라는 전례 없는 졸속 절차로 법안을 밀어붙였다”면서 “과밀학급 해소와 교육활동 보호 등 학교에 산적한 과제가 많은데 정책과 책임만 떠넘기고 예산을 옥죄려 한다. 국회가 내국세 20.79% 연동제를 지키고 졸속 개편안을 부결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강혜승 서울교육단체협의회 공동대표는 교육투자의 본질을 지적했다. 강 공동대표는 “반도체와 K-컬처를 만드는 대한민국의 인재는 결국 유·초·중등교육에서 출발한다”며 “학생 수가 줄었다고 교육재정을 줄일 것이 아니라, 개별 맞춤형 교육과 학생 마음건강 지원 등 국가가 교육에 무엇을 더 책임져야 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6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이 이재명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내국세 연동제 폐지 시도에 반대하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김준환 기자 사진김준환 기자
‘2026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이 이재명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내국세 연동제 폐지 시도에 반대하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김준환 기자] [사진=김준환 기자]
교육복지 최전선에 있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박한 호소도 이어졌다. 

민태호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 30년간 무상급식과 공적 돌봄 등 교육복지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헌신과 안정적 교육재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급식실 인력 부족과 20%도 안 되는 교육복지사 배치율 등 현장은 여전히 인력과 예산이 절실한 상황인데, 2027년부터 교육재정에서 20조 원을 빼앗아 간다면 교육복지의 방파제가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인용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본부장은 “급식실 결원율 심화와 특수교육지도사 1인당 학생 수 증가 등 폭발하는 교육복지 수요에 현장 인력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면서 “예산 감축은 인력 감축과 교육복지 위기로 이어져 결국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피해가 돌아간다. 정부의 일방적 폭주를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법안 즉각 부결로 멈춰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문 낭독…“교육재정 중앙집권화는 교육자치 파괴, 총력 투쟁할 것”
​​​​​​​이어 김학한 대학무상화평준화국민운동본부 정책위원장, 김성현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교육청본부 본부장, 최순임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 김진영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부회장은 공동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는 새 교부금법 적용 시 전년 대비 재정이 증가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추경을 제외한 본예산 기준의 착시일 뿐 필수경비 인상률에도 미치지 못해 실제 교육재정 여력은 축소된다”고 짚었다. 또한 정부가 함께 제출한 미래대응기금에 대해서도 “교육재정의 일부를 기금으로 전환해 기획예산처가 관리·운용하도록 하는 것은 중앙정부의 통제를 강화하고 교육감의 자율성을 약화시켜 지방교육자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조치”라고 규탄했다.

아울러 “정부와 국회가 일방적인 법 개정을 강행한다면 범국민 서명운동과 1인 시위, 지역별 시민행동 등 대규모 국민행동으로 연대를 넓혀 끝까지 싸워 이길 것”이라며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편 즉각 중단 ▲내국세 20.79% 연동제 유지 ▲밀실행정 중단 및 범국민 사회적 공론화 기구 구성을 거듭 촉구했다.
 
지난 7일부터 국회 앞 천막농성에 돌입해 이날로 9일 차를 맞은 ‘2026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이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편 추진을 규탄하며 내국세 2079 연동제 유지를 위한 범국민 투쟁을 선포했다 사진김준환 기자
지난 7일부터 국회 앞 천막농성에 돌입해 이날로 9일 차를 맞은 ‘2026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이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편 추진을 규탄하며 내국세 20.79% 연동제 유지를 위한 범국민 투쟁을 선포했다. [사진=김준환 기자]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밝힌 경과 보고에 따르면 교육·시민단체들은 지난 7월 21일 교부금 축소 중단을 요구하는 1차 긴급 기자회견을 연 뒤 8월 4일 ‘긴급행동’을 공식 발족했다. 

이후 8월 10~11일 청와대 앞 결의대회와 18일 시민 3만 4929명의 서명부 전달을 진행했으나, 정부는 8월 21일 연동제 폐지안을 발표하고 단 5일간의 입법예고를 거쳐 9월 3일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긴급행동은 지난 9월 7일부터 국회 앞 천막농성에 돌입해 이날로 9일 차를 맞았으며, 16일 열리는 국회 교육위원회 공청회에 토론자로 참여해 정부 개편안의 부당성을 알리고 철저한 심의를 촉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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