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여수세계섬박람회의 진짜 성패는 몇 명이 입장했느냐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박람회의 주제 자체가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이기 때문이다.
여수에는 365개의 섬이 있다. 이번 박람회가 단순히 돌산 진모지구에 전시관을 세워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그동안 육지 관광에 가려졌던 섬을 여수 관광의 새로운 축으로 만드는 출발점이어야 하는 이유다.
이번 박람회의 직접 사업비는 713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국비 64억원, 도비 153억원, 시비 376억원, 사업수익 120억원으로 구성됐으며 도로 정비와 관광·문화 프로그램 등 연계사업을 포함할 경우 사업 규모는 더 커진다.
적지 않은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비판적인 검증은 당연하다.
오히려 필요하다.
□ 300만명 목표, 현실은 냉정하게 봐야
조직위가 제시한 관람객 목표는 300만 명이다.
그러나 개막 사흘간 4만1446명이 찾는 데 그치면서 초반 흥행에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하루 평균 약 1만3800명으로, 300만 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단순 일평균 관람객과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 '흥행 성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도 섣부르다.
반대로 개막 일주일 만에 '실패한 박람회'라는 결론을 내려버리는 것도 지나치다.
실제로 조직위는 개막 초기 지적이 나온 뒤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보강했고, 두 번째 주말에는 현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12일 위클리 콘서트에 이어 13일 쿠킹쇼와 전통공연, 댄스, 창작무용극이 이어지면서 관람객 체류시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운영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초기 시행착오가 있었고, 그 지적을 받아 현장을 바꾸고 있다는 두 사실을 동시에 봐야 한다.
□ 진모지구만 북적이면 '세계섬박람회'가 아니다
더 중요한 문제는 주행사장 밖에 있다.
박람회 안내자료에는 개도와 금오도를 각각 '슬로우 힐링 아일랜드', '비렁길 감성 트레킹 섬'으로 소개하고 있다.
개도에서는 캠핑과 예술전시, 힐링·웰니스, 섬스팟투어 등이 운영되고 금오도에서는 비렁길과 섬 관광을 연계한다. 조직위 역시 주행사장 관람객을 실제 섬으로 이동시키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박람회 기간 셔틀버스는 평일 30대, 주말 45대가 기본 운행되고 혼잡 시 주말 최대 60대, 예비차량은 최대 100대까지 투입할 계획이다. 육지와 섬을 합쳐 11개 노선이 마련돼 있다.
결국 성공의 열쇠는 '박람회장에서 섬으로' 관광객을 얼마나 움직이게 하느냐에 달렸다.
진모지구 전시관을 두세 시간 둘러보고 여수를 떠난다면 '섬박람회'라는 이름은 반쪽에 그칠 수 있다.
반대로 박람회를 계기로 관광객이 개도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금오도 비렁길을 걷고 섬 주민이 만든 음식을 먹고 다시 여수를 찾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61일짜리 행사는 그 이후에도 살아남는다.
□ 비판도 박람회의 자산으로 만들어야
조직위의 대응 방식에도 눈길이 간다.
개막 초기 방송에서 제기한 주제섬·미래섬 콘텐츠, 국동항 선박, 개도 운영 문제 등에 대해 조직위는 공식 설명자료를 내놨다.
국동항 선박의 경우 단순 방치 폐기물이 아니라 감수·보존 및 압류 조치된 선박이어서 임의 철거가 어렵다고 설명했고, 개도 캠핑장은 68개 사이트로 운영되며 잔디광장은 상설 프로그램장이 아닌 개방형 휴식공간이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모든 논란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관람객 입장에서는 법적 이유보다 눈앞의 경관과 편의성이 먼저다. 행정기관의 설명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국제행사를 찾은 관광객이 불편하거나 볼거리가 부족하다고 느꼈다면 그것 역시 박람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반박에 그치지 않고 현장을 바꾸는 것이 답이다.
그런 점에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즉각 확대하고 관람객 체류시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대응한 것은 평가할 부분이다.
□ 11월4일 이후가 진짜 시험대
박람회는 11월4일 끝난다.
그러나 여수의 섬은 그날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때부터 박람회의 진짜 성적표가 나온다.
행사 기간 몇 명이 왔느냐도 중요하지만 박람회 이후 개도와 금오도를 비롯한 여수의 섬에 관광객이 얼마나 다시 찾아오는지, 주민들의 소득과 일자리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섬의 교통과 관광 인프라가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13일 주말 현장에서 만난 여수세계섬박람회는 적어도 개막 직후 온라인에서 접했던 모습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웠다.
관람객이 움직였고 공연장이 살아났으며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현장을 채우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300만 명이라는 숫자를 채우기 위해 무료·단체 관람객을 끌어모으는 방식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여수에 이런 섬이 있었나'라는 질문을 관광객에게 남겨야 한다.
365개의 섬 가운데 팸플릿에 소개된 개도·낭도·사도·거문도·금오도·연도·하화도·손죽도·안도·대여자도·조발도·초도 등 저마다 다른 풍경과 이야기를 가진 섬들이 박람회 이후에도 관광객을 불러들일 수 있어야 한다.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보다 중요한 것도 그것이다.
700억원대 박람회가 61일의 축제로 끝날 것인가, 아니면 여수의 365개 섬을 새로운 관광자산으로 연결하는 출발점이 될 것인가.
그 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여수세계섬박람회의 진짜 평가는 11월4일 폐막식이 아니라 그 이후부터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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