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사립학교 교원 징계도 변호사 동석 보장 안 되면 무효"

  • 교원소청심사위 상대 상고심서 원고 패소 판결 원심 파기 환송

  • "방어권 제약한 채 이뤄진 심의·의결은 절차적 정당성 상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사립학교 교원을 징계하는 과정에서 국공립학교와 마찬가지로 변호사의 동석과 진술 요구가 보장되지 않은 채 의결이 이뤄졌다면 절차상 위법하므로 처분이 무효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A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소청심사 청구 기각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지난 2018년 3월 한 사립대학교 사회과학대학 부교수로 임용된 A씨는 2021년 11월 제자인 대학원생 B씨로부터 추행 혐의로 고소당해 다음 해 1월 경찰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해당 학교 교원징계위원회는 그해 2월 A씨에 대한 징계 심의를 진행한 후 B씨를 상대로 3차례 비위 행위를 했다는 사유로 해임을 의결한 후 이를 통보했다. A씨는 교원소청심사위에 해임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에서는 사립학교 교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서 징계 대상자가 교원징계위에 자신이 선임한 변호사와 동석해 진술하겠다고 요구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거부한 것이 해당 징계 처분의 절차적 위법을 구성하는지가 쟁점이었다.

A씨는 징계 심의 과정에서 자신이 선임한 변호사와 동석한 상태에서 진술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교원징계위는 이를 거부하면서 변호사가 심의 장소 인근 대기실에 있도록 하고, 필요시 대기실에서 변호사와 상의한 후 진술할 수 있다고 A씨에게 고지했다. 다만 실제 심의 도중 대기하던 변호사와 조언 또는 상담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1심과 2심은 "이 사건 교원징계위 심의 절차에 변호사와 동석해 도움받을 권리가 보장된다고 볼만한 법령상 근거가 없다"면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설령 그러한 권리가 있더라도 원고는 변호사를 통해 의견서를 이미 제출했고, 심의 과정에서 원고의 진술은 이미 제출한 의견서 내용과 다르지 않다"며 "원고는 심의 장소 인근에 대기하던 변호사와 상의한 후 진술할 수 있었으므로 교원징계위가 원고의 변호사 동석·진술 요구를 거부함으로써 원고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으로 지장을 초래했다거나 교원징계위의 심의·의결이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는 사립학교 교원의 징계 절차에서 변호사의 동석·진술 요구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A씨의 상고를 받아들였다.

우선 재판부는 사립학교 교원과 국공립학교 교원의 처분 불복 절차를 통일적으로 규정한 교원지위법 취지와 관련한 대법원 판례 취지를 제시하며 "징계 절차에서 사립학교 교원에게 인정되는 절차적 권리 보장의 수준도 국공립학교 교원에게 인정되는 수준에 상응할 수 있도록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 해임은 교원징계위 심의 절차에서 원고의 변호사 동석·진술 요구를 거부한 채 심의를 진행해 의결한 것으로서 원고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지 않은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볼 소지가 크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원고 측이 고의로 교원징계위 심의를 지연시키려고 하는 등 징계 절차의 진행을 방해했다고 볼만한 사정은 찾을 수 없다"며 "그런데도 교원징계위나 학교 직원이 원고가 변호사와 동석해 진술하는 것을 막았다면 교원징계위의 심의·의결은 원고에게 보장된 방어권을 제약한 채 이뤄진 것으로서 절차적 정당성이 상실됐다"고 지적했다.

또 "원고는 이 사건 각 비위 행위를 일부 부인하면서 다퉜다"며 "비록 원고가 선임한 변호사가 심의 장소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었더라도 현장에서 변호사가 원고에게 바로 조언을 하거나 원고를 위해 진술을 할 수 없었던 이상 이를 변호사와 동석한 상태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고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으로 지장이 초래되지 않았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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