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은 다음 달 2일 문을 연다. ‘수사-기소의 완전 분리’로 검찰청이 해체되고 검찰의 직접수사권이 사라지는 등 형사·사법체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그런데 현재 모습은 어떤가. 초대 공소청장 임명과 관련해 후보추천위원회 구성조차 되지 않았다.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고려하면 공소청은 수장이 공석인 상태로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신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은 아예 건물과 수사전산망 같은 기본 인프라도 완전히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다. 형사·사법체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 법적 공백이다.
안미현 검사(대전지검 천안지청 부부장검사)가 지적한 문제가 대표적이다. 경찰이 구속한 피의자는 최대 10일 안에 검사에게 인치해야 한다. 검사는 구속된 피의자에 대해 제한된 기간(최대 20일) 안에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안 검사는 과거 경찰이 구속 송치한 사건을 보완수사해 피의자가 무고당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구속을 취소했던 사례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런데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사라지면서 검사가 직접 수사해 경찰의 오류를 확인·교정하는 길이 막혔다.
형사소송법은 정치적 선언문이 아니다. 수사기관(경찰, 중수청), 기소기관(공소청), 사법기관(법원)은 물론 피의자와 피해자의 권리까지 구체적으로 규율하는 절차법이다. 이 절차가 잘못되면 사법정의는 절대 구현할 수 없다. 당장 수사가 지연돼 범죄자가 빠져나갈 수 있고, 반대로 잘못 구속된 사람이 더 오래 갇힐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정치권의 관심은 사법통제부라는 ‘네 글자’에 집중돼 있다. 검찰개혁의 목표가 ‘검사 숫자’를 줄이는 것도 아닐 것이다. 국가가 가진 강제수사권을 적절하게 분산하고 서로 견제하게 만들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것이 개혁의 목적이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명확한 방향이다. 공소청 출범을 불과 수십 일 앞두고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에 따라 조직과 정원을 급히 다시 손본다는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 목적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그것은 바로 ‘국민에게 어떤 형사사법체계가 필요한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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