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국제유가는 이란 전쟁 장기화와 예멘 친이란 반군 후티의 홍해 진출에 따른 원유 수송 차질 우려로 6% 이상 급등한 가운데 100달러를 넘어섰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05달러 안팎에서 움직였고 장중 107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100달러를 돌파했다.
후티가 홍해 연안의 주요 항구도시 모카를 장악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긴장에 이어 홍해의 핵심 원유 수송로까지 위협받으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진 것이다.
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자극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4% 올라 7월의 0.1%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5.4% 상승해 시장 예상치 5.3%를 웃돌았다. 특히 에너지 가격이 한 달 새 4.2% 뛰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금리 인상 전망 고조
고유가와 생산자물가 상승이 겹치자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도 강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은 하루 전 60% 가량이던 것이 PPI 발표 이후 70%를 넘어섰다.
이에 채권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4.927%까지 올라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30년물 금리는 5.354%로 2007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4.518%로 올라 2024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뿐 아니라 다른 주요국 채권시장에서도 인플레이션 경계가 확산하고 있다. 영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5.37%를 넘어서며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이에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를 2.5%로 인상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동 분쟁이 계속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물가 상승률은 상당 기간 목표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제 한국시간 11일 오후 9시 30분 발표되는 미국의 8월 CPI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다음 주 FOMC 회의를 앞두고 연준이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주요 물가지표이기 때문이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에 따르면 8월 C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각각 0.2%, 2.4%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노무라 이코노미스트들은 "9월 FOMC 결정은 결국 CPI 지표에 달려 있다"며 "8월 CPI, 특히 PCE에 반영되는 항목들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다음 주 긴축 가능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9월 들어 유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CPI까지 시장 전망을 웃돌 경우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빌 애덤스 피프스서드커머셜뱅크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9월 연준의 금리 결정은 팽팽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며 "9월 에너지 가격 급등은 다음 주 연준 회의에서 금리 인상 쪽으로 균형을 기울게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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