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33연승 안세영, 아시안게임까지 필요한 건 '관리'다

셔틀콕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이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중국 마스터스슈퍼 750 정상에 오르며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셔틀콕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이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중국 마스터스(슈퍼 750) 정상에 오르며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사진=연합뉴스·로이터]

안세영의 기세가 무섭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6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중국 마스터스 여자 단식 결승에서 일본의 미야자키 도모카를 2-0으로 꺾었다. 2024년부터 3년 연속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32강부터 결승까지 다섯 경기를 치르는 동안 상대에게 한 게임도 내주지 않았다.

지난달 세계선수권에 이어 다시 정상에 섰다. 세계선수권에서도 여섯 경기를 모두 2-0으로 끝냈다. 두 대회 11경기, 22게임을 내리 따냈다. 올 시즌 성적은 단체전을 포함해 49승1패. 지난 3월 전영오픈 결승에서 왕즈이에게 패한 이후에는 33경기 연속 이겼다. 지난해 72승4패로 세운 역대 단식 최고 승률 94.8%를 올해는 98%까지 끌어올렸다.

더 반가운 것은 부상에서 돌아온 뒤에도 흔들림이 없다는 점이다. 안세영은 지난 7월 일본오픈에서 왼발 부상으로 기권한 뒤 한동안 코트를 떠나 있었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몸 상태에 대한 걱정도 컸다. 그러나 복귀 무대인 세계선수권을 제패한 데 이어 중국 마스터스까지 정상에 오르며 우려를 상당 부분 씻어냈다.

이제 목표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다. 안세영은 2023년 항저우 대회에서 여자 단식과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에도 단식 정상에 오르면 한국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단식 2연패를 달성한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우승자인 방수현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다. 현재 경기력만 놓고 보면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그래서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세계선수권과 중국 마스터스를 거쳐 아시안게임까지 큰 대회가 짧은 기간에 이어진다. 불과 두 달 전에는 발 부상으로 대회를 포기했다. 지금 우승 횟수를 하나 더 늘리는 것보다 아시안게임에서 최상의 몸 상태로 코트에 서는 일이 먼저다.

특히 안세영처럼 세계 정상권을 지키는 선수에게는 출전 자체가 적지 않은 부담이다. 상대 선수들은 안세영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매 경기 긴 랠리와 강한 견제가 따라붙는다. 여기에 이동과 훈련, 회복까지 감안하면 대회 하나를 더 치르는 부담을 가볍게 볼 수 없다. 남은 기간에는 경기력보다 회복에 무게를 둔 세밀한 일정 관리가 필요하다.

안세영은 무리해서 뛰다가 얼마나 큰 대가를 치를 수 있는지 이미 경험했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무릎을 다치고도 경기를 끝까지 치렀고, 이후 오랜 기간 부상에 시달렸다. 파리올림픽 직후에는 대표팀의 부상 관리와 선수 지원 방식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기도 했다. 그 일을 겪고도 한국 배드민턴이 같은 잘못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지금 안세영에게 필요한 건 더 많은 출전도, 투혼도 아니다. 필요하다면 대회를 건너뛰는 선택까지 열어두고 몸 상태를 최우선으로 살펴야 한다. 협회와 대표팀 역시 눈앞의 성적보다 선수 생명을 길게 보는 판단을 해야 한다.

33연승과 승률 98%만으로도 안세영이 얼마나 압도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는지는 충분히 확인됐다. 이제 중요한 것은 연승 숫자가 아니다. 아시안게임에서 건강한 몸으로 자신의 배드민턴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세계 최강에 오르는 것만큼 그 자리를 오래 지키는 것도 어렵다. 지금은 안세영에게 더 뛰라고 할 때가 아니라, 제대로 뛸 수 있도록 관리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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