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고 붙잡힌 한국인 3명의 체포 당시 사진이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사진 속 피의자들이 미소를 짓는 듯한 모습을 두고 “체포됐는데도 너무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찍는 일이 즐거운가 보다.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는 것 같다", "미국 영화나 한국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탓인지 베트남을 만만한 곳으로 여긴 모양”이라는 등 조롱 섞인 반응이 나왔다.
한국에서는 범죄 혐의를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없지만, 베트남에서는 공익을 위한 보도라는 이유로 얼굴이 공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더 관심을 끌고 있다.
베트남에서도 개인의 초상권은 법으로 보호된다. 2015년 민법 제32조는 개인이 자신의 초상에 대한 권리를 가지며, 원칙적으로 본인의 동의 없이 초상을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국가나 민족,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경우에는 당사자의 동의 없이 초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범죄 사건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피의자나 피고인의 사진을 어디까지 공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된다.
베트남 법률 전문가들도 공개재판이나 범죄 예방과 관련된 보도는 공익적 목적을 가진 활동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의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베트남에서도 무죄추정 원칙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2015년 형사소송법 제13조는 피고인이 법원의 유죄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무죄로 추정돼야 한다는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사진 공개와 유죄 확정은 별개의 문제인 만큼,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 피의자를 범죄자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실제 베트남에서는 공개재판을 언론이 취재하고 피고인의 모습을 촬영하는 것을 둘러싼 논란이 여러 차례 있었다. 2018년 호찌민시에서 열린 나비뱅크 전 경영진 재판에서도 변호인단이 기자들의 피고인 촬영을 제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은 공개재판이라는 이유로 언론의 보도를 막을 수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한국에서도 범죄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할 수 있는 제도가 있지만 대상과 절차는 제한적이다. 살인·살인미수, 성폭력 등 특정 강력범죄 피의자의 경우 범행 수단의 잔인성, 피해의 중대성, 충분한 증거, 국민의 알 권리와 공공의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경찰 단계에서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가 공개 여부를 판단하는 등 일정한 절차도 거친다. 무엇보다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무죄추정 원칙이 적용된다.
이런 점에서 베트남의 범죄 보도 관행은 피의자 신상 공개에 엄격한 기준을 두고 있는 한국과 차이를 보인다.
한편 이들 3명은 한국에서 검사나 관계기관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고, 가짜 체포영장이나 사건 서류를 제시하며 특정 링크에 접속하도록 유도하는 수법으로 온라인 사기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베트남 공안부에 따르면 호찌민 공안부 수사경찰국은 이들을 체포한 뒤 호찌민시 떤선녓국제공항에서 한국 경찰에 인계했다. 이들은 모두 한국 경찰의 요청에 따라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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