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중대산업재해 예방의 해법으로 '현장'을 다시 강조했다. 안전사고를 예측하기 어려운 우연의 결과가 아니라 평소 비용과 관심을 충분히 투입하지 않은 데서 비롯되는 문제로 규정하고, 경기도 간부들에게 사업장을 직접 찾아 위험요인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불시에 점검할 정도의 실천력을 주문했다.
경기도는 21일 도청에서 추 지사를 비롯해 도 실·국장과 공공기관장 등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법정 직무교육'을 실시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이번 교육은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의 역할과 현장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도지사와 부지사, 실·국장, 직속기관·사업소 관리책임자 등이 주요 대상이다. 추 지사도 이날 간부들과 함께 교육을 받으며 안전에 대한 자신의 원칙을 직접 설명했다.
이날 추 지사는 "안전에 대해서는 행동력 있게, 실천 의지를 가지고 임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같은 예산을 쓰더라도 안전만큼은 가장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안전 업무의 특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하는 일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세우기 어렵지만 지방정부가 반드시 해야 할 기본 책무라는 것이다.
추 지사는 "제가 법무부 장관을 할 때 국회가 중대재해처벌법을 서둘러 통과시키려고 하자 잠깐 제동을 걸면서, 안전은 안전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지 처벌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매뉴얼을 촘촘히 먼저 마련하고, 그 매뉴얼을 준수하는지를 행정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한 뒤 마지막 수단으로 엄중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는 취지였다"며 "현장의 안전관리·감독체계와 이를 지도·감독하는 행정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과제"라고 했다.
특히 안전정책의 목적은 사고 이후의 처벌이 아니라 사고 자체를 막는 데 있다는 원칙도 분명히 했다. 촘촘한 안전 매뉴얼을 만들고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는지 점검·보완한 뒤 마지막 수단으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으로, '예방-점검-보완-책임'으로 이어지는 현장 중심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무엇보다 추 지사는 안전사고를 불가피한 사고로 받아들이지 말자며 "안전사고는 평소에 우리가 비용을 투입하지 않고 소홀히 한 결과로 일어나는 것이지 결코 우연히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간부 여러분께서는 현장을 더 살피고 불시에 점검해 현장에 맞는 대응을 체계적으로 해 주시길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고 부탁했다.
이날 교육은 고용노동부 지정 직무교육기관인 대한산업안전협회가 맡아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의 주요 내용부터 주요 재해사례와 예방대책, 위험성평가와 안전보건관리체계, 관리책임자의 역할과 현장 안전관리 등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경기도는 이번 교육을 법정 의무를 채우는 일회성 교육에 머물게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관리자 중심의 일방적인 안전관리가 아니라 실제 작업 현장에서 일하는 종사자가 위험요인을 제기하고 관리자와 함께 해결책을 마련해 조치까지 이어간다.
앞서 경기도는 중대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실·국·원·소별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운영하고 도지사를 비롯한 실·국장과 직속기관장 등을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 지정해 각 사업장의 안전보건 업무를 직접 총괄하도록 했다. 현장 종사자가 체감하는 위험요인과 개선 의견을 듣고 관리자와 종사자가 함께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방식도 강화하고 있다.
이번 교육에서 추 지사가 '불시점검'까지 언급한 것도 안전관리를 보고서나 매뉴얼 속에 가둬두지 않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정해진 일정에 따라 준비된 현장을 확인하는 방식만으로는 실제 작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인을 제대로 찾아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안전사고는 결코 우연히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라는 추 지사의 발언은 향후 경기도 안전정책을 사고가 난 뒤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는 사후 대응에 앞서 위험요인을 찾아내 제거하는 예방에 보다 무게를둔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기도는 앞으로도 도가 관리하는 사업장의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지속적으로 점검·개선하고 현장에서 확인된 위험요인이 실제 개선 조치로 이어지는지를 관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경기도의 안전보건관리 사례를 민간사업장으로 확산하는 등 중대산업재해 예방 활동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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