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개발 과정에서 가명·익명 정보만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운 고품질 학습데이터를 개인정보를 활용해 확보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다만 모든 AI 개발에 개인정보 활용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며 공익적·사회적 필요성과 강화된 안전조치를 전제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
개인정보위는 20일 AI 기술 개발을 위한 개인정보 활용 특례를 담은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위는 AI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속하고 광범위한 고품질 학습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는 현장 요구를 수용해 관련 법을 개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행법에서는 적법하게 수집한 개인정보를 당초 수집 목적과 다르게 이용하려면 정보주체에게 별도 동의를 받거나 법률상 근거가 필요하다. 따라서 수집된 개인정보를 AI 개발에 이용하려면 가명·익명 정보 형태로 활용해야 해 데이터 질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다.
개인정보위는 보이스피싱 예방 AI나 자율주행로봇 개발 등 일부 혁신 서비스에 대해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데이터 활용을 허용해왔지만 기본 2년~최대 4년간 예외를 인정해 한시적이었다. 여기에 더해 산업진흥을 위한 개별 법률상 특례만으로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어렵다는 점도 이번 개정의 배경이 됐다.
개정안은 기존 개인정보 처리 근거와 별도로 AI 개발을 위한 특례를 신설했다. 가명·익명 정보만으로 AI 개발이 곤란하고, 공익적·사회적 필요성이 인정되며, 강화된 안전조치를 마련했을 때에 한해 개인정보위 심의·의결을 거쳐 적법하게 수집한 개인정보를 AI 기술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개인정보 침해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도 강화했다. 민감정보나 고유식별정보를 처리하는 등 정보주체의 권리·이익에 미치는 영향과 위험이 클 때는 사전에 위험요인을 평가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특례를 이용하는 기업·기관은 주요 내용을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통해 공개해야 한다. 개인정보위 역시 AI 특례 운영 현황을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국무회의 상정·의결을 거쳐 공포 후 6개월이 지나면 시행된다. 개인정보위는 시행 전까지 전문가와 현장 의견을 수렴해 AI 특례 운영방안과 하위법령을 마련할 방침이다.
송경희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이번 개정안은 인공지능 발전 수준이 곧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시대에 개인정보의 활용 기회를 합리적으로 넓히되 그에 상응하는 관리·감독 체계를 사업자와 함께 마련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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