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성의 현실중국] 태양광·풍력에 올인, 석탄발전소는 왜 증설?

화력발전소 자료사진 사진게티이미지
화력발전소 자료사진 [사진=게티이미지]
중국이 신재생에너지와 석탄발전이라는 상반된 에너지 투자를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풍력·태양광을 사상 최대 규모로 늘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오히려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겉으로는 모순처럼 보이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에너지 안보'와 '전력망 안정'이라는 명확한 정책 목표가 자리 잡고 있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에 따르면 중국은 2025년 한 해에만 풍력과 태양광 발전설비를 430GW 이상 신규 설치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태양광 신규 설치는 약 315GW, 풍력은 약 119GW에 달했으며, 2025년 말 기준 중국의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는 전체 발전설비 용량의 60%를 넘어섰다. 

동시에 석탄발전 역시 급증세를 보였다. 글로벌에너지모니터(GEM)와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에 따르면 중국은 2025년 78GW 규모의 석탄발전 설비를 새로 가동했다. 신규 또는 중단됐다가 다시 재개된 석탄발전 프로젝트 규모는 161GW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2~2023년에도 각각 100GW 안팎의 석탄발전 프로젝트가 승인되면서 대규모 건설 붐이 이어지고 있다. 

풍력과 태양광을 이처럼 빠르게 늘리는 동시에 석탄발전소까지 짓고 있는 것이다. 태양광은 밤에 발전할 수 없고 풍력은 바람이 약하면 출력이 급감하는 한계를 지닌다. 반면 석탄발전은 필요에 따라 출력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폭염이나 한파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거나 신재생 발전량이 갑자기 줄어드는 상황에 대비해 언제든 가동할 수 있는 유연한 백업 전원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중국은 2021년 전력난으로 쓰라린 고통을 겪은 경험이 있다. 당시 수출 호황으로 제조업 가동률이 급증했지만, 석탄 가격 급등을 전력 요금에 반영하지 못하는 규제와 지방정부들의 탄소 감축 강행 등이 맞물려 석탄발전소들이 가동을 줄였다. 이로 인해 그해 9~10월 중국 전역의 공장들이 대거 멈춰 서는 사태가 발생했고, 중국 정부는 석탄발전소 가동을 긴급 재개하고서야 가까스로 전력난에서 벗어났다. 이어 2022년에도 극심한 가뭄과 폭염으로 수력발전량이 급감하면서 쓰촨성을 중심으로 전력난이 재발하자, 석탄발전소 가동률을 끌어올려 위기를 타개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전력 부족으로 산업이 마비된 뒤 발전소를 짓는 것보다 미리 여유 발전능력을 확보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더욱이 최근 AI 산업 급성장에 따른 데이터센터 증설로 인해 미래의 전력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기도 어려워졌다. 평소에는 석탄발전소를 적게 가동하더라도, '언제든 전기를 즉시 생산할 수 있는 능력' 그 자체에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의 발언에서도 이러한 인식이 명확히 드러난다. 리 총리는 올해 3월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대형 풍력·태양광 기지와 송전망, 에너지저장장치(ESS) 건설을 강화하는 동시에 "석탄발전이 최후의 에너지 보장 역할을 발휘해야 한다"며 석탄발전의 기초적인 전력 안보 기능을 거듭 강조했다. 

이같은 정책에는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든다. 석탄발전소를 지어놓고 평시 가동률을 낮추면 설비 이용률이 떨어져 발전단가가 상승한다. 향후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가 충분히 보급되면 상당수 석탄발전소가 가동조차 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럼에도 중국이 이 같은 경제적 낭비 위험을 감수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풍력과 태양광이 주력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더라도 바람이 불지 않고 해가 뜨지 않는 불확실성은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갑작스러운 전력 과부하와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에 대비해, 석탄발전소라는 비싼 '전력 보험'을 매달 꼬박꼬박 들어두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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