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특구 속도전 재차 강조한 청와대…산업계 "전력·용수 확보부터 시작해야"

  • 전력·용수 확보는 물론, 인허가·인력 운용 등 과제 산적

  • 李, 전방위적 지원 약속…"기업 투자 의지 꺾이지 않도록"

  • 호남권, 모든 절차 동시에 추진해야…52시간 예외도 부각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제2차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제2차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정부가 반도체·피지컬 인공지능(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산업계에서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실제 착공과 생산으로 연결하기 위한 기반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수백조원 규모 기업 투자가 예정돼 있지만 전력·용수·부지 확보부터 인허가, 인력 운용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어서다.

정부가 부처 칸막이와 규제를 걷어내겠다고 공언한 만큼 그동안 산업계가 요구해온 핵심 지원책이 실제 정책에 얼마나 반영될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산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업계가 메가프로젝트의 선결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안정적인 전력과 용수 공급'이다. 첨단 반도체 팹은 막대한 전력을 사용하는 데다 생산 과정에서 대규모 초순수가 필요하다. 공장 건설에 맞춰 송전망과 변전소, 용수 공급시설이 제때 구축되지 않을 경우 팹을 완공하고도 정상적인 가동이 늦어질 수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은 최근 정부 행사에서 "전력과 용수는 AI 시대 가장 중요한 산업 인프라"라며 국가 차원의 안정적인 공급과 가격 경쟁력 확보를 요청했다. 원전 확대와 전력구매계약(PPA) 활성화,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 발전 등 안정적인 전력 공급 방안도 주문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사장)도 "반도체 생산 팹(공장)을 건설하는 데 대규모 부지와 안정적인 전력, 용수 등 인프라 확보와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속한 인허가와 부지 확보도 핵심 과제다. 업계에서는 송전망과 용수 공급시설의 경우 주민 수용성과 인허가 문제 등이 얽혀 있어 팹 건설보다 장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신규 산업 기반을 구축해야 하는 호남권은 군 공항 기능 이전·분산부터 부지 인도, 국가산단 개발계획 수립, 각종 인허가와 기반시설 구축을 팹 조성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기존 절차대로 사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경우 정부가 목표로 하는 투자 일정 자체가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재 확보와 정주 여건 개선도 과제로 꼽힌다. 반도체 공장은 수천 명의 연구개발(R&D) 인력뿐 아니라 소재·부품·장비 협력업체 인력까지 함께 이동해야 하는 만큼 교육·주거·교통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역 클러스터 구축에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등 규제 특례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메가특구법에 반도체 R&D 인력의 주 52시간제 예외를 포함하는 문제를 놓고 관계 부처 간 이견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공격적인 투자와 인력 투입을 바탕으로 메모리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는 상황에서 인프라 구축뿐 아니라 연구개발 인력 운용을 포함한 규제 개선도 병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산업계 요구에 정부도 전방위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제2차 메가 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 모두발언에서 "부처 칸막이나 규제, 인프라 부족 등 문제로 기업들의 투자 의지가 꺾이거나 절차가 지연되지 않도록 총체적 점검이 필요하다"며 "현재 단계에서는 무엇보다 부지와 기반시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원스톱 행정 지원은 물론 전력·용수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는 방침도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첨단산업 투자는 기업의 투자 결정만으로 속도를 낼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전력과 용수, 부지, 인허가, 인력 등이 동시에 준비돼야 하는 만큼 정부가 각 부처의 이해관계를 얼마나 빠르게 조정해 실제 사업기간을 단축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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