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환율 공조 후폭풍] 미국채 지키려 손잡은 양국…국내 장기금리도 '촉각'

 

미·일 외환당국이 이례적으로 시장에서 공동 개입에 나선 이후 미국 장기 국채금리는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성장·물가·재정 등 구조적 상승 압력을 꺾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장기 금리 상승 흐름이 국내 국고채 금리에도 영향을 미쳐 대출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4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전날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6.1bp(1bp=0.01%포인트) 하락한 4.684%에 마감했다. 지난 2일에도 4.26bp 내린 데 이어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는 미국과 일본이 28년 만에 외환시장 공동 개입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일 외환당국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부터 이달 1일까지 달러를 매도하고 엔화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공조에 나섰다.

양국의 개입 이후 미국채 금리는 다소 안정을 찾았지만 상승 흐름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다. 미국채 금리는 4일(현지시간)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56.8bp 상승했다. 미 주택담보대출의 준거가 되는 30년물 금리도 지난달 31일 5.28%까지 오르며 2007년 7월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엔화 가치가 미국채 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는 데다, 일본의 5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약속 이행을 위해 미국이 엔화 부양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채 보유국 가운데 하나다. 엔화 약세가 과도하게 이어질 경우 일본 당국이 엔화 방어를 위해 미국채를 매각하면 채권 값이 떨어지고 금리는 올라가게 된다. 실제 일본이 엔화 방어를 위해 개입했던 2024년 4·5·7월에는 일본의 미국채 보유액이 총 590억 달러 감소했다. 올해 4~5월에도 484억 달러가 줄었다.

장기 국채금리는 성장과 물가, 재정 등에 대한 시장의 전망을 반영한다. 중동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미국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가 커졌다. 미국의 재정지출 확대와 국채 발행 부담도 장기금리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미·일 공동 개입 이후 미국채 금리는 다소 안정을 되찾았지만 다시 오름세를 보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 채권시장도 글로벌 장기 금리 움직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최근 국고채 금리는 장기물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일본 주요국 장기금리 상승 등 글로벌 채권시장 흐름이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데다, 국내 물가 역시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장기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물가가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금리가 상승하면 차주들의 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장기채 금리 상승은 은행채 등 시장금리를 통해 대출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 부담을 고려하면 소비와 투자에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미국 장기채 금리가 쉽게 하락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국내 국고채 장기물 금리 역시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재무부와 중앙은행의 쿠폰채 증액 억제 등으로 대응하려 하겠지만, 단기적인 금리 급등 억제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며 "장기 금리가 빠르게 정상화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채 금리는 견조한 성장, 확장 재정에 더해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세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며 "장기 금리의 방향성은 2027년도 예산안 내용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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