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1930년 관세법 338조에 따라 일부 캐나다산 제품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포고령 3건에 서명했다. 추가 관세는 와인과 꿀, 섬유제품, 낚싯대, 보석, 가구 등 캐나다산 제품에 적용되며 다음 달 19일부터 시행된다. 기존 대캐나다 관세와 달리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적용 제품도 면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관세법 338조가 실제 관세 부과에 활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조항은 미국을 상대로 무역상 차별을 하는 국가에 의회의 승인 없이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미국 정부가 해당 국가의 차별 행위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가 미국산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보복하고 미국산 주류 판매를 제한한 점 등을 문제 삼았다. 미국산 유제품 수입을 제한하는 캐나다의 공급관리제도와 미국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한 기업의 자동차 수출 물량에 상한을 둔 조치도 불공정 관행으로 지목했다.
이번 조치는 USMCA 개정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나왔다. 국제통상 전문 로펌 킹앤드스폴딩의 라이언 메이저러스 파트너는 "현재 미국과 멕시코 간 진행 중인 USMCA 협상에서 지렛대를 확보하려는 조치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캐나다가 미국과 해당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새롭게 관세를 부과하면서 재차 관세 전쟁이 재점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CNN은 "트럼프가 캐나다에 부과한 새로운 50% 관세는 새로운 무역 전쟁 촉발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301조 관세 임박 전망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글로벌 관세 체계 재편에도 나설 전망이다. 지난 2월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상호관세를 위법하다고 판결한 뒤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부과한 10% 글로벌 관세가 오는 24일 만료되기 때문이다. 무역법 122조 관세는 의회 승인 없이 최대 150일 동안만 유지할 수 있다.
미 행정부는 이를 무역법 301조에 따른 관세로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차별적인 정책·관행에 관세 등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USTR은 그동안 강제노동과 구조적 과잉생산을 이유로 무역법 301조 절차를 진행해왔다. 과잉생산과 강제노동 관련 대상에는 각각 16개와 60개 경제주체가 지목됐으며 한국은 두 범주에 모두 포함됐다.
강제노동과 관련해서는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에 1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공청회까지 마무리된 만큼 USTR이 글로벌 관세 만료에 맞춰 이르면 이번 주 최종안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과잉생산 관세는 아직 구체적인 부과안이 나오지 않았다. 발표 이후 의견 수렴과 공청회 절차를 거쳐야 해 오는 24일 이전에 확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으로서는 한미 무역 합의에서 정한 15% 관세 상한이 유지될지가 관건이다. 강제노동 관세 12.5%에 과잉생산 관세까지 더해지면 합산 세율이 15%를 넘어설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해 7월 한국의 3500억 달러(약 517조원) 규모 대미 투자를 조건으로 한국산 제품의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그리어 대표는 지난달 관세 상한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최종 세율을 어떤 방식으로 조정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내 1차 알루미늄 생산시설에 투자하는 기업의 수입 관세를 절반으로 낮추는 포고령에도 서명했다. 미 상무부가 승인한 기업은 신규 시설의 예상 연간 생산량에 해당하는 수입 물량에 대해 현재 50%인 관세를 25%만 부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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